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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For.L_Rubistein]아저씨와 소녀의 일상
WRITTEN BY . Logann    DATE . 160418

끝을 모르고 내리는 비가 목마른 대지를 적시고 있었다. 덥고 건조하던 날에 들려온 비 소식에 불쾌감보다 반가움이 앞섰다. 꽤나 길게 지속된 가뭄 탓에 공기조차 버석거렸었기에 사람들은 큰 불만 없이 일상을 즐기고 있었다.


남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머그컵 두 개를 들고 거실로 나왔다. 여름이라 딱히 추운 것은 아니지만 비가 오고 있는 상태이고 비가 오면 필연적으로 냉기가 돌았다. 그게 한 여름일지라도. 무엇보다 여름 감기는 독하니까.


“자.”
남자가 소파에 앉아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는 소녀의 이마를 머그컵으로 가볍게 쳤다.
“악! 아저씨 왜 때려요!?”
“마시라고.”
소녀가 머그컵을 받아들자 남자는 소녀의 맞은편에 앉았다. 자리에 앉기 무섭게 머그를 기울이는 남자를 흘겨본 소녀가 머그컵을 만지작거렸다.
“뜨거워!”
“찬 거 먹으면 배탈난다.”
“애 아니거든요?!”
“애야.”
“애 아니라니까?!”
“애라고 부르는 거에 발끈하면 애다. 시끄럽고 마셔. 춥잖아.”
남자의 말에 소녀가 투덜거리면서도 조심스럽게 머그의 끝자락에 입을 댔다. 그의 말대로 집안임에도 불구하고 조금 추운 상태였다. 여름인데.
“비가 오면 추울 수밖에 없어. 거기다 요새 계속 더웠으니까 잘못 하면 감기 걸린다.”
“그 정도는 나도 알아요.”
소녀의 투덜거림에 피식 웃은 남자가 머그를 내려놓고 신문을 집어 들었다. 최악의 가뭄이 가실 만큼 비가 올지는 미지수라고 떠드는 기사를 쭉 읽어 내리던 남자가 슬금슬금 자신의 머그컵으로 손을 뻗는 소녀를 눈치 채곤 입을 열었다.
“못 마실 거 탐내지 마라.”
“윽.”
늙은 아저씨 주제에 눈치도 좋지. 소녀는 작게 투덜거리면서도 머그컵을 쏙 빼갔다.
“삼키지도 못할 거면서.”
“나도 커피 마실 수 있거든요?”
“애는 핫초코나 마셔.”
“아, 진짜? 애 아니라니까요?”
“그럼 마셔보던가.”
남자의 말에 소녀가 살짝 혀끝은 머그 속으로 집어넣었다. 혀에 닿아오는 씁쓸한 맛에 소녀가 화들짝 머그를 내려놓았다.
“으에에….”
“그러니까 못 마신다니까.”
피식 웃는 남자의 모습네 신경질난 소녀가 거칠게 머그를 그의 앞으로 밀어냈다.
“진짜 애 아니라고요오….”
“그래, 그래.”
남자가 다시 신문으로 시선을 옮기자 소녀는 자신의 머그컵을 꼭 쥐곤 다시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저씨.”
“왜?”
“비 그치면 우리 놀러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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