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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나목
WRITTEN BY . Logann    DATE . 160418

당신과 보던 그 겨울바다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군요.
당신과 보던 그 과거의 바다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군요.
당신과 보던 그 어떤 추억도…더이상 존재하지 않는군요.
알고있나요, 그댄.

나무가 푸름으로 자신을 치장하던 즈음, 그를 만났습니다. 그는 빛났고, 아름다웠으며, 부드럽고, 자상했습니다. 나는..그가 나의 반쪽이라는 것을 믿어의심치않았습니다. 나는 오만했습니다. 나는 어리석었습니다. 나는..나는.. 바보였습니다. 그는 빛났고, 아름다웠으며, 부드럽고, 자상했지만 동시에 어둠고, 잔혹했으며, 거칠고, 차가웠습니다. 나는 겉모습에 혹하여 이면을 거부했습니다. 그것이 나의 어리석음이었습니다. 부정하지 않습니다. 나는 어리석었습니다.

하늘은 높고 푸르렀다. 구름은 끝없이 부는 바람에 제 몸을 맡겨 끝없이 흘라갔다. 멈추지 않고, 그저 저 끝에서 끝으로, 어느 순간 시야밖으로 그렇게 흘러갔다. 멍하니 시야를 가득 메운 바다는 시렸다. 바람의 거친 손을 따라 연신 모래사장에 제 몸뚱아리를 부딪히곤 산산히 부서졌다.
"허전하지 않아."
잔뜩 헤집어져 울음밖에 뱉어내지 못하던 입이 단어를 뱉어냈다. 거칠고 날이 선 목소리는 섬뜩했다. 아무도 없는 바닷가에서 사납게 부는 바람이 그 목소리를 잡아챘다. 지난 여름, 그와 함께 웃고 떠들며 행복에 들떠 누비던 모래사장이 저주스럽게 느껴졌다.

바닷가는 거칠게 부는 바람의 세상이었다. 몇몇 커플이 서로의 손을 맞잡고 체온을 나누며 서로에게 의지하곤 바닷가를 거닐었다. 그녀또한 그랬었다. 가을이었지만 그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 이 바닷가를 거닐었다. 서로의 손을 잡고, 서로와 체온을 나누며 서로에게 의지해서 걸음을 옮겼었다.
"그립지 않아."
사납게 날이 선 목소리가 거칠게 부는 바람사이로 흩어졌다. 눈시울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과거에 얽매인 추한 여인의 절규가 눈물속에 담겨흘러내렸다. 영원하리라고 믿었던 그의 체온은 영원은 커녕 한순간의 꿈보다도 못했다. 달콤했던 체온은 독과도 같았고, 악마의 혓바닥과도 같았다.

"사실은 그리워."
뺨을 어루만지며 모래속으로 몸을 떨구는 눈물이 가여웠다.
"사실은 허전해."
이별을 하고 나서도 한참동안 슬픔속을 헤메었다. 천천히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내던 여인의 손이 잘게 떨렸다.
"아마 벗어나지 못하겠지."
목을 감고있던 부드러운 목도리를 끌어내렸다. 여인의 눈에 생기가 자리잡았다.
"아마 한참을 더 아파해야 하겠지."
목도리가 바닥으로 추락했다. 갸냘프고도 허망한 괘적을 남기며 모래위로 떨어진 목도리를 응시하는 여인의 눈은 기묘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래도 어쩌겠어."
몸을 돌리고 바닷가를 벗어나는 여인의 등이 곧았다. 여인의 주변에는 더이상 슬픔이 자리잡고 있지 않았다.
"결국은 지나가겠지. 잘가요. 내..사랑."
고마웠어요. 그래도 행복했어요.

겨울은 지나간다.
겨울바다는 곧 봄을 맞이하고
여름을 가로질러
가을과 마주하곤
겨울로 돌아간다.
계속 돌고 돈다.
나무는 추운 겨울,
그를 꾸며주던 잎사귀를 모두 버린채로..
나무는 홀로 떨며 차가운 바람에 맞서 서있습니다.
나무는 차가운 땅에 몸을 박고서서 내일의 봄을 기다리며..
나무는 홀로 시간을 지나며 다시금 자신을 꾸밀 준비를 합니다.

나도 그렇게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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