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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백설공주
WRITTEN BY . Logann    DATE . 160418

하늘에서 하얀 눈이 펑펑 내리던 어느 겨울, 하늘에서 내리는 순결하고 하얀 눈과도 같은 피부와 밤의 한 자락을 잘라내어 만든 것과도 같은 검은 머리, 피부 속에 흐르는 붉은 생명의 피와도 같은 입술을 지닌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아이의 부모님은 눈과도 같은 순결한 아이가 되어라며 아이에게 ‘백설’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아이는 다정한 부모님의 사랑아래 사려가 깊고 정의로우며 세상의 모든 생명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아이로 자라났습니다. 아주 조용하고 아름답던 아이의 작은 왕국은 어머니의 죽음과 함께 산산이 부서졌습니다. 누군가를 잃어 본적이 없던 아이는 어둠속으로 파고들었고 다정하지만 온유했던 아버지는 그런 아이를 걱정했습니다.
‘그래. 아이에게는 어머니가 필요한 거야.’
아버지는 수많은 여자들을 만나고 또 만나며 상냥하고 마음씨가 곱기로 소문난, 그리고 실제로도 상냥하고 자상하며 마음씨가 고운 여인을 새 아내로 들였습니다.
‘내 딸아이가 어미를 잃고 슬픔에 잠겨 있다오. 그대가 아이를 잘 다독여 주었으면 하오.’
아버지의 말에 수줍게, 그러나 가엽다는 눈을 한 여인은 ‘백설’에게 미소지었습니다.
‘안녕, 아가. 잘 부탁한단다.’
아이는 부끄러운지 아버지의 뒤로 숨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새 아내 에게 다가가는 아이를 보고 흐뭇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아빠!!! 카루가!! 카루가 피를 흘리고 일어나지 않아요!!!”
아이는 일곱 마리의 예쁜 강아지를 키우고 있었고 카루는 그중 녹빛 눈이 참 아름다운 강아지였습니다. 세상이 떠나가라 우는 백설의 모습에 아버지는 놀라 카루를 살펴보았습니다. 가여운 강아지는 날카로운 것에 몇 번이나 찔렸는지 허리가 너덜너덜해져 있었습니다. 걱정과 놀람으로 가득 차 우는 아이를 새 아내가 감싸 안았습니다. 아버지는 조심스럽게 아이와 아내가 보지 못하게 강아지의 시체를 천으로 감싸 땅에 묻어주었습니다. 아버지는 조용히 이 일을 덮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 이상한 일은 또 일어났습니다.

“꺄아아아아악-!!!!!!!!!”
아직 해님이 그 빛을 대지에 뿌리기 전, 찢어지는 딸아이의 비명에 아버지는 서둘러 침대에서 나왔습니다.
“무슨 일이니!!!”
아이는 목과 몸이 분리된 강아지를 보고 기절해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서툰 힘으로 잘라내었는지 절단면이 지저분한 상처를 보고 겁이 났습니다.
‘누가 이런 몹쓸 짓을!’
백설이가 키우는 일곱 마리의 강아지는 그와 죽은 아내가 선물한 애완동물이었고 아이에게는 죽은 어머니를 기억하는 귀한 동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는 분노했습니다. 이후 그는 밤마다 강아지들 곁에서 눈을 붙였습니다. 수일이 지나도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 이상한 일에 그는 안심하고 새 아내와 함께 눈을 붙였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또 기묘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번에 발견한 것은 그였습니다. 또 다른 강아지 한 마리가 벽에 못이 박혀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는 딸보다 먼저 발견한 것에 안도하며 강아지를 몰래 땅에 묻었습니다.

며칠 후, 일을 마치고 돌아오던 그는 옆집 여인과 이야기하는 새 아내를 보았습니다. 생각보다 더 백설이에게 친절한 그녀의 모습에 그녀가 참으로 맘에 들었던 그는 반가운 마음으로 인사를 하려다 귀에 들려오는 말에 멈춰섰습니다.

“백설이가 나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것 같아요.”
“어머나, 왜 그래요?”
“매일 강아지를 괴롭히질 않나, 저를 노려보질 않나. 새 어미라고 그러는지 슬프네요.”
“에그, 어린 나이에 어미를 잃어 그런 것 아니겠어? 좀 더 잘 해줘봐.”

생각보다 못 지내고 있던가? 그렇게 고개를 갸웃 거리던 그는 그냥 그 대화를 넘겼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평소보다 훨씬 빨리 집에 돌아온 그는 강아지를 거칠게 물에 넣는 새 아내를 발견했습니다.

“에그, 더러운 것! 제 주인을 닮아가지고는!”
거친 그 손짓과 마당 한 구석 잔뜩 겁에 질린 채로 서있는 아이를 보며 그는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뭔가 잘못을 한 거겠지 하고 그 일을 또 넘겼습니다. 몰래 집에 들어선 그는 세탁물을 두는 바구니에 굳은지 오래 된 듯 검붉은 얼룩이 진 새 아내의 옷을 발견했습니다. 그 옷을 집어들려는 차에 새 아내가 딸아이를 데리고 집에 들어왔습니다.
“에그머니! 놀랬잖아요, 왠일로 일찍…아, 그거 조금 다쳤었어요.”
그가 들고 있던 옷을 휙 잡아채곤 세탁물 바구니 깊숙이 눌러 넣는 아내를 보며 그는 눈을 찌푸렸습니다.

며칠 후, 늦은 밤에 설핏 잠이 깬 그는 아내가 자리에 없는 것을 눈치 챘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찰나 문이 열리고 아내가 들어왔습니다. 아내는 옅디옅은 피 냄새를 풍기며 자리에 다시 누웠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일찍 눈을 뜬 그는 서둘러 강아지들에게 갔습니다. 강아지 하나가 칼을 배에 꽂은 채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기겁해 강아지를 들고 마당으로 나간 그는 어젯밤 아내의 기묘한 행동에 생각이 갔습니다. 아니다, 아니다 생각하면서도 아내를 이상하게 생각해버리는 자신에 그는 한숨을 푹 내쉬었습니다.

강아지는 매일 매일 한 마리씩 죽어나갔고 마지막 강아지를 죽은 날 혼절할 듯 울어대는 딸아이를 안아든 남자는 아이의 목에 난 기묘한 상흔을 보았습니다. 끈 모양 같기도 하고 손 모양 같기도 한 그 흔적에 그는 아이 몰래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백설이 목에 상처가 났던데 혹시 알아?”
“……아뇨, 모르겠는데…어디서 다쳤나 보지요.”
흠칫하다 답하는 아내의 모습에 그의 눈이 가늘어 졌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밤 그는 일이 늦게 끝나 뒤늦게 집에 돌아왔습니다.
“늦어서 미…….”
“아빠!”
집안은 난장판이었고 사랑스러운 딸아이의 하얀 피부에는 점점히 붉은 것이 튀어있었습니다.
“내가 지금 저 여자를 치우고 있었는데! 조금 더럽지? 금방 치울께! 엄마 자리를 빼앗은 이상한 여자야!”
내 강아지들도 치우고라며 툴툴 거리는 딸아이의 손에는 붉은 피가 뚝뚝 흐르는 칼이 잡혀 있었고 새 아내는 붉은 피를 흩뿌리며 바닥에 쓰러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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