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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떠나보냄
WRITTEN BY . Logann    DATE . 160904

따뜻한 바람이 스쳐 지나간다. 뺨과 손끝에 가지런히 내려앉았다 떠나가는 감촉이 꿈같아 한참을 그 곳에 서서 지나가버린 바람을 바라보았더랬다. 그 바람이 지나쳐버림은 숨 쉬는 것과도 같으며 지극히 당연한 것이었지만 그 흔적은 쉬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었다. 한참이 지난 후에도 피부에 남은 잔흔이 진득하게 눌어붙어 있었다.

“사랑했어요.”

그렇게 속삭이는 작은 목소리가 머리를 덮었다. 아슬아슬하게 흘러나오는 목소리와 목구멍을 긁어내리는 숨소리가 고통스러울 정도로 처참했다.

“말 하지 마. 목, 아프잖아?”

네가 아픈 것이 싫다. 작게 속삭이며 쓸어내리는 손끝에 닿는 버석거리는 감촉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하지만….”

아쉬움이 절절이 베인 목소리에 필사적으로 눈시울을 가라앉혔다. 나의 눈물이 너에게 불안을 남기지 않도록.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는 나의 무능이 감춰지기를.

세상이 잔혹했다. 달달한, 혀끝이 아려올 정도로 달큰했던 시간은 너무도 짧고 매정했다. 눈을 감았다 뜨는 사이 덮친 절망은 거짓말처럼 너의 목을 옥조르고 있었다. 행복을 바란 것이 오만이었을까. 내가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을까. 알 수 없었다. 알 수 없고 알 수 없어서 할 수 있는 것은 이것뿐이었다.

‘사랑해요.’

나또한 사랑한다. 사랑했고, 사랑하며, 사랑할 것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누군가를 새로이 눈에 담을 지도 모르겠지만 이렇게 깊은 잔흔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울지 않으면 좋겠어요.’

그 말은 내가 들어줄 수 없는 것이다. 비어버린 자리에 눈물 짓는 것은 그 빈자리를 지켜보는 이들의 특권이며 짐이기에 그 말은 들어줄 수 없을 것이다.

‘행복하면 좋겠어요.’

너의 기원은 불가능한 것이다. 네가 한 모든 부탁은 들어줄 수 없는 것이었다. 그것은 열화와도 같은 감정에 붉은 심장이 익어버린 것과 같았고 이 이상 더는 피하지 못할 터였다.

‘미안해요.’

사과할 필요는 없었다. 너라는 사람의 순간과 나라는 사람의 순간이 마주쳐서 시작된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한 것은 나니까. 너는 나의 손에 이끌려 지나온 것에 불과하니까.

“편히 쉬어.”

돌아서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너무도 가벼워서 아직도 스멀거리는 것들이 거짓말 같았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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