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하니 선 발걸음이 무디게 바닥을 긁었다. 천재라. 엉망진창으로 뒤엉킨 머리가 생각을 거부했다. 천재, 천재. 그 무거운 단어가 혀끝에서 맴돌았다. 마음에 들지 않아. 툭 하고 치솟은 어린 소년의 치기가 엉망진창이 된 생각 속으로 스며들었다.
"뭐하냐."
오랜 친구의 물음에 오이카와는 그저 머리를 흔들었다. 추악한 질투를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
저 소년이 마음에 들지 않다, 생각한 것이 얼마 전인데 시간이 무색하게도 오이카와의 눈은 소년을 쫓고 있었다. 주변에선 다들 그를 천재라고 말했다. 그는 가장 늦게까지 연습하는 사람이었다. 눈은 수시로 부원들을 쫓아다니고 있었고, 조금이라도 자신보다 나은 것이 있으면 가르쳐달라 요청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어린 소년의 마음은 그것이 또 마음에 들지 않아 퉁퉁거리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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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케야마의 눈은 명확하게 오이카와를 쫓고 있었다. 2년 선배. 운동계에선 까마득한 그 시간 너머에 서 있는 사람은 반짝반짝 빛이 나고 있었다. 모두가 그의 토스에는 기꺼이 몸을 던졌다. 공이 그리는 선, 그리고 스파이커가 그려내는 직선. 그 경이롭기 그지없는 광경에 카케야마는 빛나는 눈으로 오이카와를 바라보았다. 멋지다. 그렇게 소년의 마음은 시작되었다.
소년은 진실되게 상대를 바라보았고, 그의 플레이 스타일을 따르기 시작했다. 그를 따라서 서브를 연습했고, 그를 따라서 운동량을 늘려나갔다. 그는 소년에게 있어서 하나의 거대한 벽, 닮고싶은 그런 존재가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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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카와는 저를 집어삼키려는 소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째서 나를 따르려고 하는가. 어리디 어린 꼬마에게 질투하는 제 자신이 못내 추악해 오이카와는 고개를 떨구었다. 그럼에도 소년을 쫓는 눈은 뭐라 설명을 해야 할까. 소년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이것은 질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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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카와가 졸업하고, 소년은 오이카와의 자리를 이어받았다. 그리고 소년은 절감햇다. 자신은 그가 아니었다. 그가 그려내던 궤적을 자신은 그려낼수 없었다. 스파이커들은 그를 따라오지 못했고 그는 차책했다. 소년은 그렇게 팀과 엇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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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카와는 들려오는 소년의 소식에 통쾌하지 않은 자신이 이상했다. 천재라는 자는 쓸모없는 패였다. 그것은 그에게 최악의 기분을 선사했다. 어째서? 오랜 친구가 이상하게 바라보는 것도 모른채 소년은 홀로 고민했다. 왜 자신의 마음은 이상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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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케야마는 카라스노로 진학했다. 그것은 오이카와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어째서? 온몸을 휘감는 불길에 소년은 그제야 알아챘다. 좋아하고 있다. 소년은 어리석은 자신이 너무도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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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코트에서 만난 오이카와는 여전히 빛나고 있었다. 소년은 자신을 비꼬는 이를 바라보며 조용히 심장을 내리눌렀다. 받아주지 않을 상대를 향해 뛰는 심장이 오늘따라 야속할 뿐이었다.
빗나가고 비틀린 감정은 평행선만을 그릴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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