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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카게오이 / For. tina] 멍청이
WRITTEN BY . Logann    DATE . 160418

오이카와는 술잔을 떨어트렸다. 바닥에 술이 흩어지자 이와이즈미가 아까운 술을 왜 버리냐며 그의 머리를 후려쳤다. 이와이즈미가 때리든 말든 오이카와는 눈을 껌벅이며 눈앞에서 흘러나오는 후배의 말에 집중했다. 술에 잔뜩 취한 카게야마는 제가 뭐라 지껄이는 지도 모르면서 주절거리고 있었다.
“하.”
오이카와가 헛웃음 지었다. 멍청하기 그지없는 자식. 킥킥거리며 손바닥에 고개를 처박는 막역지우를 보며 이와이즈미가 술을 털어 넣었다. 카게야마도 그렇고 오이카와도 그렇고 아주 병신들의 하모니였다.





“오이카와씨는 천재가 마음에 안 든다구!”
투덜거리는 오이카와에게 공을 던진 이와이즈미가 닥치고 서브나 올리라고 명령했다. 오이카와는 자신이 주장이라고 툴툴거리기를 멈추지 않았다. 오이카와는 결국 이와이즈미에게 한 대 맞은 후에야 서브를 올리기 시작했다.


여러차례 스파이크를 꽂아 넣은 이와이즈미는 흘러내리는 땀을 가볍게 닦으며 오이카와를 바라보았다.
“왜 싫은데?”
아무 말 없이 공만 만지작거리는 모양새에 이와이즈미가 한심하다는 듯 되물었다.
“우시지마가 천재라서?”
“윽!”
찔렸다는 듯 움츠리는 꼴에 이와이즈미가 콧방귀를 끼며 몸을 돌렸다.
“그렇다고 그 녀석도 싫어하진 마라.”
“누구?”
“카게야마.”
“에엑?!”
“그건!”
“시끄러, 쿠소카와!”
번거롭게 하지말라며 오이카와의 머리를 후려친 이와이즈미가 코트 너머에서 리시브 훈련을 하는 카게야마를 바라보았다. 곧고 솔직하게 호감을 표하고 있었다. 아직 어리고 눈치가 없어서 서브를 가르쳐 달라며 쫓아다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지만 저 작은 녀석이 드러내는 감정은 분명히 호감이었다. 좋아한다, 라는 것이 아주 조금 섞인. 타인의 눈에는 이렇게 잘 보이는데 본인에겐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





카게야마는 들고 있던 공을 놓쳐버렸다. 오이카와가 보이기에 서브를 가르쳐 달라고 뛰어가던 발이 멈췄다. 예쁜 여자 선배가 오이카와에게 부끄러워하며 고백했고, 오이카와는 받아들였다. 오이카와씨가 사귄다, 여자와. 카게야마는 딛고 선 땅이 부서져 내리는 것 같았다. 그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주변에 아무도 없었다. 있는 것은 오직 바닥을 굴러다니는 배구공 뿐.


그날부터 카게야마는 필사적으로 마음을 지워나가기 시작했다. 카게야마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죽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죽이고 싶지도 않았다. 그게 누가 되었든, 좋아한다는 그 감정에 오물을 묻히기 싫었다.


처음으로 그에게 배구를 알려주었던 옆집에 사는 누나는 아주 친절했다. 그녀는 카게야마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었다. 누군가를 좋아하면 표현하라고 했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그리고 그것이 자신이 아니라면 그 마음을 어서 정리하는 것이 본인이, 그리고 좋아하는 그 사람이 상처받지 않는 길이라고 했다. 카게야마는 그 말을 가슴 깊이 새기고있었다. 그도 그럴게 마지막 숨을 내뱉으며, 너만큼은 그렇게 아파하지 말라고 말하던 표정이 눈에 남았으니까.


‘평생 배구만 하고 살아도 괜찮아. 그걸 좋아한다면. 하지만, 절대로 보답 받지 못하는 사랑은 하지 마렴. 그건 너도, 그리고 그 사랑을 받는 사람도 괴로운 일이야. 좋아하는 사람이 힘든 건 싫지?’





오이카와는 카게야마의 고백을 듣는 순간 뭔가 깨져나가는 것 같았다. 오랫동안 스스로 부정해온 진실이 와장창 부서져 내렸다.
“이와쨩.”
“왜?”
“이래서, 나보고…….”
“어.”
오이카와는 제 할말만 내뱉고는 쓰러져버린 발칙한 후배를 바라보며 실소했다. 멍청한, 멍청한 오이카와 토오루.
“너는 전부터 좋아하면 더 괴롭히곤 했으니까.”
우시지마에게는 그러지 않았잖아. 뒤이어 들리는 이와이즈미의 말을 들으며 오이카와는 눈을 감았다. 눈시울이 왠지 뜨거웠다.


나는, 오이카와라는 멍청한 놈은 스스로 눈치 채지 못했던 자신의 사랑뿐만 아니라. 나를 순수하게 좋아하던 이의 사랑도 부숴버린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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