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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아카보쿠 / For. iram] 내가 할 수 있는 일
WRITTEN BY . Logann    DATE . 160418

새파란 하늘에 눈이 시렸다. 쨍한 태양이 눈을 찌르고 허공을 유영하는 새하얀 구름이 유유히 지나갔다. 녹빛으로 물든 나무들이 강렬한 생명력을 뽐내며 바람에 휘감겨 흔들렸다.


그 사람과 함께 한 고등학교 2년은 정말 순식간에 지나갔다. 때론 스스로, 정말 어이없는 순간에 멘탈이 무너져 모두를 당황시키고, 어이없는 순간에 되살아나 상대의 코트에 공을 때려 박던, 항상 유쾌하고 시종 활달하던 사람. 에이스로서 모두를 이끄는 위치에 있었지만 실제로는 모두가 그를 향해 손을 내밀도록 만들 수 있었던, 그러면서도 밉지 않았던 사람. 그 특유의 생명력이 참으로 아름다웠던 사람. 그가 돌아오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소년은 차분에게 가방을 정리했다. 현 일본 대표팀은 수많은 천재들로 가득 차 있었다. 물론 그 사이에 ‘천재가 아니다.’라고 공공연히 불리우는 남자도 있기는 했지만 그건 큰 문제가 아니었다. 정말 배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그가 천재가 아니기 때문에 그를 제외해야 한다고 하는 사람은 없었으니까. 그리고 자신의 선배도 딱히 그가 천재가 아니라는 사실에 토를 달지 않았다. 오히려 그와 만날때면 언제나 잔뜩 흥분해서는 그의 토스를 칭찬하곤 했다. 언제나 스파이커가 자신 있는 위치에, 혹은 스파이커 자신은 모르지만 언제나 강력하게 때려 박을 수 있는 위치에 공을 배달하는 사람이라며 감탄하곤 했다. 순간 아카아시의 손이 멈췄다. 책을 넣기 위해 기울여 든 가방에서 지갑이 데굴 굴러 나왔다. 책을 넣고는 지갑을 주워들어 펼치자 예나 지금이나 싱그럽기 그지없는 미소를 짓고 있는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문득 아카아시는 사진 속에서 미소 짓고 있는 이가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휴대폰이 반짝였다. 아카아시는 뉴스 채널로 돌리자 활짝 웃는 사람이 화면을 가득 메웠다. 예나 지금이나 언제나 활달한 사람. 아카아시는 가볍게 웃으면서 몸을 일으켰다. 아카아시가 떠난 자리, 홀로 켜져 있는 TV만 떠들고 있었다.


아카아시가 식사 준비를 거의 마치 무렵, 벨소리가 미친 듯이 울려 퍼졌다. 작게 한숨 쉰 아카아시가 문을 열자마자 남자가 활짝 웃으며 인사했다.
“Hey, hey, hey!! 아카아시! 이 몸이 왔다!”
“오랜만이네요, 보쿠토 선배.”
“내 활약은 잘 봤어!?”
“조용히 하세요, 주위에 민폐예요.”
주의를 주었음에도 멈출 생각을 않는 보쿠토의 모습에 아카아시는 여전하다며 그를 집안으로 잡아당겼다.
“일단 들어오세요.”
순순히 끌려온 보쿠토는 그새 가방을 거실에 던져놓고는 부엌으로 달려가 뭔가를 집어먹으려고 하고 있었다. 서둘러 그의 뒷목을 잡아 식탁에서 떨어트려놓은 아카아시는 욕실로 그를 끌고 가 밀어 넣었다.
“일단 손부터 씻으세요.”
그것도 알려드려야 합니까.
“으엑? 배고프다고!”
보쿠토가 뭐라 하든 말든 손을 씻기 전까지는 비키지 않겠다는 자세로 욕실 앞을 지키고 서 있자 결국 손을 씻은 보쿠토가 축 처져서는 그를 바라보았다. 제대로 손에 물기까지 닦은 것을 확인한 아카아시가 고개를 끄덕이며 문 앞에서 비켜서자 보쿠토는 바람같이 달려가 식탁 앞에 앉았다.
“잘 먹겠습니다!”
빠르게 밥을 넘기는 그의 앞에 물컵을 내려둔 아카아시가 맞은편에 앉아 식사를 시작했다. 평화로운 공기가 두 사람 사이에 내려앉았다.


식사를 마친 보쿠코가 샤워를 하겠다며 욕실로 들어간 사이 아카아시는 그가 들고 온 가방을 열고 안을 확인했다.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엉망진창인 안을 확인한 그는 일단 내부의 옷을 꺼내 세탁기에 집어넣고 보호대를 꺼냈다. 그 아래 엉망으로 뒤엉켜있는 테이프를 꺼내 휴지통에 집어넣고 가방을 창밖에서 가볍게 털어 건조대에 걸쳐두었다. 정리를 하고 있는 아카아시를 샤워를 끝나고 나온 보쿠토가 아카아시를 껴안았다.

“아카아시, 보고 싶었다!”
“아아, 네. 고생하셨습니다.”
보쿠토는 아카아시의 등에 매달려 베란다에 늘어져있는 화분을 바라보았다. 가만히 수를 세던 보쿠토가 한마디 내뱉었다.
“오! 하나 늘었다!!”
“이번에도 이기셨으니까요.”
“아카아시!! 감동이야!”
감동했다는 듯 묘하게 변하는 부쿠토의 얼굴에 가만히 고개만 돌려 입을 맞췄다.
“고생하셨습니다, 멋졌어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하고 싶은 일이 생겨 배구를 그만 두었기에 더 이상 같은 코트에서 경기를 할 수는 없지만 아카아시에게는 아직 할 수 있는 일이 남아있었다. 승리한 보쿠토를 위하여 꽃을 마련하는 일. 그의 경기를 응원하고 그의 승리에 기뻐하는 일. 그가 실패해 우울해졌을 때, 그에게 응원이 담긴 메시지를 날리는 일. 천재가 판치는 현재의 배구계에서 그와 함께 서 있기 위해 선택한 길. 아카아시는 자신의 선택에 후회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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