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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이와오이이와 / FHQ] 그럼 마왕은 어디로 갔을까
WRITTEN BY . Logann    DATE . 160418



빛은 어둠과 공존한다. 어둠이 없다면 빛은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없고 빛이 없다면 어둠은 그 존재를 인정받을 수 없다. 하지만 그것이 어둠을 용인한다는 것은 될 수 없으며, 그것이 빛을 사랑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었다.


차갑게 식어버린 친구들의 시체를 수습해 땅 깊이 묻은 이와이즈미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스쳐지나가는 과거의 잔재들이 아름답게 하늘을 수놓았다. 마왕이든 인간이든 어린 시절은 그리 다르지 않았는데. 어른들의 시선을 피해 놀아야만 했지만 그건 그리 큰 문제가 아니었다. 갑옷에 눌어붙은 피를 훔쳐내며 이와이즈미는 천천히 무장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보이는 마왕성을 보며 칼을 다잡았다. 너는 내 친구였다, 오이카와. 그의 두 눈에 굳은 신념이 불타올랐다.


오이카와는 더듬거리며 머리에 솟을 뿔을 매만졌다. 어릴 때는 이런 것에 구애받지 않고 즐겁게 잘 놀았었는데. 마을에서 떨어진 숲에서 놀아야했지만 참으로 달콤한 기억이었다. 즐거웠는데, 정말. 왕좌에 늘어진 오이카와가 멍하니 과거를 응시했다.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것이 깨지리라곤 상상도 못했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된 걸까. 오이카와는 멀끔한 손을 들어올렸다. 아무 것도 묻어있지 않은 손이지만 마츠카와와 하나마키의 심장의 고동이 손끝에 남아있었다. 아직도 쿵쿵 뛰고 있는 것 같아, 맛층. 맛키. 천천히 손을 내려 눈 위를 덮은 오이카와가 길게 한숨을 뱉어냈다.


마왕성의 앞을 지키던 마족을 베어낸 이와이즈미가 굳게 닫힌 문을 밀었다. 어둡고 칙칙한 곳. 항상 너는 밝았는데. 어둠속으로 침잠하는 이와이지미의 눈이 날카롭게 내부를 훑었다. 문 너머로 뛰어들며 곧바로 숨어있던 마족의 심장을 찌른 이와이즈미는 단발마의 비명을 짓밟으며 계단을 바라보았다. 거친 숨이 귓가를 어지럽히는 가운데 머릿속에서는 계속해서 오이카와의 어릴 적 목소리가 휘몰아쳤다. 그래, 오이카와. 너는 내 친구였다. 너는 지금 혼자인 게 무섭냐? 이와이즈미는 마츠카와와 하나마키가 죽기 전 전해준 오이카와의 유혹을 그는 천천히 곱씹었다. 이미 늦어버렸는데, 돌아갈 길은 없는데.


죽어 나자빠지는 마족들의 비명과 짙은 마족의 피냄새 사이로 섞여드는 인간의 피 냄새를 맡으며 오이카와가 눈을 가리고 있던 손을 치우고 가늘게 눈을 떴다. 여기까지 온 거야, 이와쨩? 너는 이제 혼자인데, 나와 함께 해주지는 않을까. 이제 우리 둘 뿐이잖아. 오이카와는 점점 가까워지는 인간의 피 냄새에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서와, 이와쨩.


거칠게 열린 문 너머로 오이카와가 보였다. 어릴 적의 웃음 따위는 다 거짓이었다는 듯 무표정한 얼굴에 이와이즈미의 얼굴이 차갑게 식어 내렸다. 모두와 함께 놀던 시간은 도대체 어디로 갔을까. 애정을 갈구하는 너를 안다. 하지만 돌아갈 수 있는 길은 없어. 너는 마왕이고, 나는 마왕을 죽이라 명받은 몸. 만약 내가 너를 받아들인다면, 이미 죽어버린 이들의 고혼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이와쨩.”
“…오이카와.”
“이제 우리 둘 뿐인데, 나와 함께 하자.”
담담한 유혹에 이와이즈미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무거운 침묵에 오이카와는 다시 입을 열었다. 아직 늦지 않았어. 다시 같이, 이제 둘 뿐이지만. 그래도….
“이와쨩. 나를 죽인다고 변하는 건 없어.”
“그래, 알아. 너를 죽인다고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겠지. 하나마키와 마츠카와가 살아 돌아오지도 않을 거고, 세간에서 마왕의 짓이라고 말하는 전염병이 사라지지도 않을 거다.”
“그런데 왜?”
정말 알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는 오이카와의 모습에 이와이즈미가 천천히 검을 들어올렸다. 하지만 너는 마왕이고 나는 인간이다. 아무것도 몰랐던 어린아이가 넘어설 수 있던 벽은 다 커버린 성인은 허용하지 않는다. 조화는 그저 아무것도 모르는 자들의 이상일 뿐.



“오이카와. 나는 너의 무엇이지?”
“그야, 친구지.”
“마츠카와와 하나마키는?”
“당연히 친구.”
이와이즈미는 오이카와의 눈을 파헤치듯 바라보았다. 한점의 거짓도 담기지 않은 눈에 그는 옅은 미소를 머금었다.
“그래, 우리는 친구였구나.”
그럼 이제 너는 어떻게 할 거냐, 오이카와.
“이와쨩, 그럼 나와 ㅎ….”
붉은 피가 치솟고 머리가 허공을 가로질렀다. 질긴 마족의 거죽도 한 번에 잘라내는 검은 그보다 약한 인간의 거죽과 살 그리고 뼈 따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듯 순식간에 그어 내렸다. 온몸을 적시는 피를 맞으며 오이카와가 멍하니 입을 열었다.
“이와…쨩?”
천천히 바닥으로 쓰러져 길게 흘러내리는 피를 오이카와는, 마왕은 멍하니 바라만보고 있었다.



마왕성이 쓰러졌다. 거대한 광음과 함께 스러진 마왕성에 사람들은 흥분했다. 뒤이어 전해진 용사들이 그들의 목숨을 내던져 마왕을 단죄하였다는 소식에 사람들은 환호했다. 하지만 그것은 거짓. 그럼, 홀로 남게 된 마왕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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