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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소재 주의 / 유네라 X 칼레발라] 나는 잘못하지 않았어요.
WRITTEN BY . Logann    DATE . 160418

유네라는 밟고 선 땅이 흔들리는 기분에 천천히 입술을 핥았다. 나의 사랑스러운 교수님은 저기서 뭘 하시는 걸까. 부드럽게 휘어지는 눈꺼풀 너머에서 유네라의 눈동자가 흉흉하게 밫났다. 아름다운 붉은 머리카락을 연신 쓰다듬는 여자의 모습이 거슬렸다. 죽여버릴까. 갈곳을 잃은, 그와 함께하면서 잊었다고 착각한 시오탄트의 피가 날뛰었다.

"여전하네, 칼레발라는."
"너야말로, 레나."

천천히 발을 옮김에 따라 명확하게 들려오는 칼레발라의 목소리에는 숨길 수 없는 반가움과 묘한 흥분이 담겨있었다. 짜증난다. 유네라가 작게 혀를 찼다. 여자가 봐도 아름다운 여인의 자태를 짓밟아버리고 싶다. 날뛰는 심장을 꾹눌러 잠재우며 유네라는 입술을 핥았다. 잘못한 것이 있으니 내가 심술부려도 자기가 어떻게 하겠어. 돌아서는 유네라의 움직임을 따라 상아빛의 고급스런 망토가 허공을 갈랐다.

*

"으..?"
대화중 갑자기 팔을 쓸어내리는 칼레발라의 모습에 레나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왜 그래, 칼레발라?"
"아니, 소름이..."
항상 침착하던 얼굴에 걱정이 스며드는 것을 보며 레나가 작게 웃었다.
"감기라도 걸렸니?"
칼레발라가 고개를 저으며 망토를 부여잡는 것을 보며 레나는 작은 종이를 내밀었다. 고풍스럽게 장식된 머글식 편지에 칼레발라가 그녀의 얼굴을 훑었다.
"나, 결혼해. 예상했게겠지만- 그이는 머글."
손 안에서 바스락거리는 종이의 감촉을 느끼며 칼레발라게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행복하길 빌지."
분명히 그 길에는 고난이 따르겠지만, 그녀라면 현명하게 넘어설 터였다. 그는 진심으로 그녀의 행복을 빌었다.
"고마워."

*

집안에 들어선 칼레발라는 미묘하게 무거운 저택의 공기에 인상을 찌푸렸다. 처음 유네라와의 동거를 결정하던 날, 이 저택에 들어와서 느꺘던 질척하고 음습한 공기가 칼레발라를 짓눌렀다.
"유네라?"
문득, 그를 사로잡는 불길한 느낌에 칼레발라는 서둘러 복도를 지나쳤다. 그의 빠른 움직임에 가라앉았던 시오탄트의 저택에 소음이 차올랐다.
"어디있나, 유네라!"
자주 쓰는, 그래서 봉인되지 않은 방문들이 거칠게 울부짖는 가운데를 날카롭게 휘저어대던 칼레발라의 목소리에 처절함에 베여들 무렵, 그는 지하 실험실로 향하는 문 앞에 서 있었다. 그 어디에도 그의 연인은 없었고, 지하 실험실만 남아있었다. 그의 작은 소녀가 그토록 혐오하는 공간, 그럼에도 없애지 못하는 공간. 칼레발라의 손길에 지하로 향하는 문이 천천히 열렸다.

*

유네라는 느긋하게 매대를 살폈다. 머글들의 기술은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었고 그런 그들의 생동감은 이렇게 간접적으로 보는 것만으로 유네라를 벅차게 했다. 이전에는 친애하는 가족들의 만류에 즐기지 못한 것이지만 이제 그녀를 말리는 이는 없었다. 그녀에게 유일하게 참견할 수 있는 그녀의 연인은 혼혈출신답게 그녀가 머글문화를 향유하는 것에 대하여 호의적이었다. 느긋하게 매대를 살피던 유네라의 발걸음이 주류코네에서 멈췄다. 그녀의 눈을 잡아 당긴 것은 총모양의 용기에 든 술. 가만히 그것을 들어 살피던 유네라의 얼굴에 심술이 주렁주렁 매달렸다.

*

느긋하게 저택으로 돌아온 유네라는 빠른 걸음으로 지하로 향했다. 정말 발을 들이기 싫은 곳이지만 대부분의 - 일상적으로는 쓰이지 않는 - 마법약은 모두 그곳에 있었다.

*

쾅쾅거리는 칼레발라의 발소리를 들으며 유네라가 눈을 가늘게 떴다. 아마 집 어디에도 없는 자신을 찾아 이곳까지 올터였다. 유네라는 즐거운 마음으로 지하실 문 앞에 섰다.

*

"유-!"
벌컥 문을 열며 소리지르려던 칼레발라는 문앞에 있는 유네라의 모습을 보곤 입술을 깨물었다. 차갑게 얼어붙은 유네라의 푸른 눈을 보던 칼레발라가 조심스럽게 그녀의 어깨에 손을 뻗었고, 세상이 뒤집혔다. 칼레발라가 나빠요, 라는 유네라의 작은 목소리와 함께.

*

칼레발라는 천천히 눈을 껌벅였다. 무거운 몸, 둔한 감각, 그리고 미묘하게 답답한 숨. 칼레발라의 눈동자가 느릿하게 굴러 주변을 훑었다.
"아, 깼어요?"
물론 그가 제대로 눈을 굴리기도 전에 들려오는 목소리에 칼레발라가 천천히 팔을 움직였다, 아니 움직였다고 생각했다.
"아마 아직 움직이긴 힘들걸요?"
들어본 적 없는 유네라의 차가운 음성에 칼라발라의 눈이 잘게 떨렸다.
"나 지금 좀 화가 나서요. 내가 화풀이, 해도 받아줄거죠?"
마주잡은 손으로 흘러들어오는 유네라의 온기에 칼레발라가 천천히 눈을 감았다.
"으음, 눈 감지 말구요."
교수님, 하고 부드럽게 불러오는 소리에 칼레발라가 눈을 뜨자 물에 젖어 묵직하게 흘러내린 금빛 실들 사이로 빛나는 푸른 눈이 그의 뇌리로 박혀들었다. 그  푸름속에 담긴 것은 자괴감, 슬픔, 그리고 짜증과 분노. 칼레발라는 소리가 나오지 않는 목을 쥐어짰다.
"ㅇ...."
"무리하진 말아요."
작게 웃는 그녀의 눈은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지나치듯 그의 입술에 스친 유네가의 입매가 비틀렸다.
"나는 잘못하지 않았어요, 알죠?"
무슨소리냐고 물어오는 그의 눈을 보며 유네라가 몸을 일으켰다. 그녀의 움직임에 따라 흘러내린 가운이 그녀의 새하얀 몸을 드러냈다. 그에 눈을 둘 곳을 잃은 칼레발라가 혼란스러워하든 말든지 자연스럽게 손을 뻗어 약병 하나를 쥔 유네라가 그의 허벅지에 앉아 뚜껑을 열고 향을 맡았다.
"해약이예요. 쭉, 삼키는 거예요. 알았죠?"
유리를 타고 흘러내리는 푸른빛의 액체가 느릿하게 그의 입속으로 흘러내렸다.
"으."
끔직한 맛에 눈살을 찌푸리는 것도 잠시, 칼레발라는 차갑게 얼어붙는 몸에 당황해서 손을 휘저었다. 아까와는 달리 유연하게 움직이는 몸에 감탄하는 것도 잠시, 강하게 억누르는 유네라의 힘에 다시 침대위로 누울 수 밖에 없었다.
"어디 가요, 교수님."
나랑 있어 준다며.
차갑다못해 깊게 가라앉은 푸른 눈에 칼레발라가 한껏 당황해 그녀의 어깨를 부여잡았다.
"그게 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입속으로 밀고 들어오는 무언가에 칼레발라가 버둥거리자 온몸으로 그를 억누른 유네라가 작게 웃었다.
"당신이 나빠요, 호마첸."
"읍!"
유네라가 뭘 했는지 갑자기 입안을 가득 채우는 액체에 칼레발라가 본능적으로  뱉어내려고 하자 빠르게 뽑아낸 유네라가 그의 입술에 입을 겹쳤다. 질척거리는 작은 소리와 함께 칼레발라의 목으로 술이 넘어가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혀로 입안을 더듬어 다 삼킨것을 확인한 유네라가 몸을 조금 일으켜 술이 돔긴 용기를 그의 입가에 가져다 댔다.
"아, 하세요. 교수님."
휙휙 바뀌는 호칭에 칼레발라는 작게 한숨쉬며 입을 벌렸다. 그녀를 말릴 힘은 그에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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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418 유네라 시오탄트, 그녀의 기억 : 소년에 관한 첫번째 기억의 빛은 기쁨    COMMENT. 0
160418 제목 없음    COMMENT. 0
160418 유네라 시오탄트, 그녀의 기억 : 그건 악몽이라고 하기에 충분했다.    COMMENT. 0
160418 [소재 주의 / 유네라 X 칼레발라] 나는 잘못하지 않았어요.    COMMENT. 0
160418 마비노기 : 붉은 선언    COMMENT. 0
160418 [for.유에륜] 그대를 잊지 않기를    COMMENT. 0
160418 [HQ 드림 / 컬러버스 AU]카토리 츠키네    COMMENT. 0
160418 [for.비에스] 벨져x이글    COMMENT. 0
160418 [사이퍼즈 드림 / For.only_my_tachyon] 릭드림    COMMENT. 0
160418 [차꿀님 하이큐x빌런 AU]츠키시마 아키테루    COMMENT.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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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418 [마츠하나]문드러진 이 내 마음    COMMENT.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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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418 [히나야치] 하이큐 노멀 커플 합작 <여자 하나, 남자 하나>    COMMENT. 0
160418 [쿠로켄 / for. 리에토] 뒤따라가기    COMMENT. 0
160418 [알디님 레스큐 일지]포기하지 않아 줘서 고마워요    COMMENT. 0
160418 [이와오이이와 / FHQ] 그럼 마왕은 어디로 갔을까    COMMENT. 0
160418 [카게오이 / for, tina. Happy Birthday! ] 잘못은 어디에    COMMENT. 0
160418 [마츠오이 / for. _Yeomyeong ] 외줄타기    COMMENT.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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