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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우시오이] BGM 추천 : 짙은 _ March
WRITTEN BY . Logann    DATE . 160418

“시라토리자와로 와라, 오이카와.”
“싫어!”


어두운 깊은 밤에 니 마음을 바라보다
어쩐지 모든 것이 억울해지는 건
아마 한 번도 말 못했던 그 말들 때문에


무너진 오이카와가 두 눈에 선명하게 박혀들었다. 이해 못 할 감정이 소용돌이치는 그 등을 바라보며 우시지마는 가볍게 눈을 깜박였다. 지쳐버린 몸을 가볍게 풀며 벤치를 정리하는 것을 우시지마가 문득 아오바죠사이가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오이카와는 어디로 갔는지 모를 그 곳에는 이와이즈미만 서 있었다. 아오바죠사이의 에이스이며 시라토리자와의 블록에 번번이 막히는 윙 스파이커. 우시지마의 얼굴이 살풋 구겨졌다.
“우시지마 상.”
“가지.”
그를 부르는 음성에 우시지마는 몸을 돌렸다. 오이카와는, 시라토리자와로 왔어야 했다.


out of my life out of my life again
넌 아마 못 믿겠지만 너 때문에 난 잠 못 잔걸
you out of my life out of my life again
넌 아마 안 듣겠지만 우리는 뭔가 좀 맞질 않아
go away



오이카와는 체육관에 서 있었다. 네트 저편에는 수십 개의 공이 굴러다녔고 뒤이어 새로운 공이 그 사이로 섞여들었다. 바구니가 텅 비어 더 이상 손에 잡히는 공이 없을 무렵에야 그는 주저앉았다. 너무 약해. 또다시 꺾여버렸다. 마지막이었는데. 미안해. 내가 약해서 미안해. 오이카와는 머리를 움켜쥐었다. 두 무릎이 꺾였다. 차가운 체육관의 바닥에 무릎이 시렸지만 오이카와는 그것도 모르고 그저 고개를 숙이고 있을 뿐이었다. 점점이 떨어지는 물방물이 체육관 바닥에 맺혔다. 더 앞으로 나가게 해주지 못해서 미안해, 모두들. 짓씹은 울음이 체육관 바닥에 고여 오이카와의 목을 졸랐다.


oh 넌 내가 붙잡으려 할 때면,
고양이 눈을 하고 날 경계하다가
돌아서려 할 때면 어느새 귓가에 달콤한 말들을 하네


‘오이카와, 넌 훌륭한 세터다. 시라토리자와로 와라.’
귓가에 우시지마의 목소리가 맴돌았다. 지긋지긋한 천재. 어째서 존재하는 거야, 천재는. 앞에는 거대한 벽이 서 있고, 뒤에는 또 다른 벽이 따라오고 있었다. 천재라는 이름의 괴물들이. 오이카와는 꽉 졸린 목을 부여잡고 소리 없는 울음을 터뜨렸다. 천재가 아닌 자는 천재를 이길 수 없어? 그렇다면 왜 나는 재능이 없는 거야. 두 개의 거대한 벽 사이에 짓눌린 처참한 감각 속에서 오이카와는 울부짖었다. 모두를 이끌어야하는데. 전국에도 나가지 못한 자라는 것은 너무 처참하잖아. 잔인하잖아. 사라져버려, 천재 따위. 이제 지긋지긋하다고.
‘오이카와, 시라토리자와로 와라.’
“닥쳐!”
울음 섞인, 진창에 굴러 검게 뒤덮인 붉은 상처를 움켜쥔 오이카와의 목소리가 오이카와의 목을 졸랐다.


out of my life out of my life again
넌 아마 못 믿겠지만 너 땜에 난 잠도 못 잔걸
you out of my life out of my life again
넌 아마 안 듣겠지만 우리는 뭔가 좀 맞질 않아



잠자리에 누운 우시지마는 검은 천장을 보며 오이카와의 모습을 더듬었다. 구부정한 어깨는 패배한 자의 무게에 짓눌려있었다. 오이카와는 훌륭한 세터다. 그리고 눈에 밟히는 자.


‘와카토시. 기억하렴, 눈에 밟히는 사람은 네게 중요한 사람이라는 거야. 그리고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존재지. 그들을 곁에 두렴. 네가 온전히 너로 존재하기 위해서.’


우시지마는 누가 말해줬는지, 이제는 기억도 나지 않는 말을 더듬으며 오이카와를 떠올렸다. 정확한 토스, 충분한 경험, 노력. 그에게는 재능이 있었다, 분명히.


큰북을 울려라
큰 행진을 하자
큰 함성소리로


우시지마는 귓가에 맴도는, 경기 중에도 명확하게 귓속에 틀어박히던 오이카와의 목소리를 떠올렸다. 그의 목소리를 쫓는 것은 이제는 일상이 되어 오이카와의 목소리는 너무도 쉽게 머릿속을 가득 메웠다.

‘옆에 둬야 해.’
어째서?
‘네가 온전히 너로 존재하기 위해서.’
오이카와는 훌륭한 세터다. 그래서 옆에 두려는 건가, 나는? 싫다는 이에게 매달리면서까지.


out of my life out of my life again
솔직히 이런 말, 하기가 무서워 생각조차 못했던


‘옆에 둬야 해.’
왜?
‘네가 온전히 너로 존재하기 위해서.’
천천히 닫히던 우시지마의 눈이 번쩍 뜨였다. 천정에 그려지는 오이카와의 얼굴이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가 올려주는 토스를, 치고 싶다. 정확하게 나의 능력을 더욱 끌어올려줄 토스를, 그리고.”
독점하고 싶다. 그의 파트너라는 자리를, 그의 에이스라는 이름을.

you out of my life you out of my life again
넌 아마 날 찾겠지만 우리는 이젠 다시는 만날 일 없을 테니깐


오이카와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붉게 물든 두 눈은 시퍼런 불꽃을 품고 있었다. 마지막의 마지막에 간다. 아니, 가야한다. 앞을 막은 벽을 짓밟고, 뒤따라오는 벽을 부숴버려야 해. 마지막의 마지막. 그 이후론, 다시는…. 이와이즈미와 함께 코트에 설 일이 없을 테니까.


우시지마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오이카와에게, 다시 그에게 시라토리자와로의 전학을 권유해야겠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형태가 뭉그러진 감정이, 주인조차 모르는 감정이 천천히 의식 저 너머에 내려앉았다. 켜켜이 쌓인 그 탑의 위에서 우시지마의 정신이 잠들었다.

March_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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