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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FHQ / 이와오이 / 역키잡] 기사님의 마왕님
WRITTEN BY . Logann    DATE . 161201


하나, 추억의 색은



아주 멀고 먼 옛날, 왕이 나라를 지배하고 왕자님이 실존하던 시절. 신이 그 광휘를 휘두르고 어둠을 베어낸 마족이 살아가던 시절의, 어쩌면 거짓말과도 같고 믿을 수 없으며, 잠에 들지 못하는 어린 아이에게 엄마가, 또는 아빠가, 혹은 할아버지가 들려줄만한, 이제는 그 진실여부조차 빛이 바래버린 멀고도 먼 과거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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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날리는 머리카락을 가다듬으며 오이카와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마왕성의 꼭대기에서 바라보는 빛바랜 하늘은 기묘하게 일렁이고 있었다. 어디선가 본 것 같은 그 색의 하늘은 꽤나 먼, 하지만 그에게는 바로 어제 같은 그런 날의 기억을 불러일으켰다.


“엣, 못생긴 인간의 아기다.”
이 이야기는 어느 철없는 마왕님과


이와이즈미는 오연하게 서있는 신상아래에서 그저 서있었다. 그의 기억 중에서 아주 먼, 신전의 사람들에게 구원받기도 이전의 기억을 더듬었다. 장난스러운 미소와 짓궂은 장난으로 가득 차있던, 그의 인생에 몇 안되는 즐거움만으로 가득하던 그 시절을.


“기사 이와이즈미여, 신탁에 따라 역병을 몰고 오는 마왕을 죽여라.”
그리고 한 기사님의,


“오야, 마왕님. 인간들이 움직인다는데.”
자신의 부름에 돌아본 오이카와의 얼굴을 본 쿠로오는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리는 땀을 애써 무시했다. 여느 때와는 달리 웃음기 한 조각 찾아볼 수 없는, 위압감 넘치는 얼굴에 쿠로오는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명령을.”


그리고
“명령을 받듭니다.”
손을 쓸 수 없을 만큼 엇나가버린 그런 이야기.


“자아, 우리도 움직여볼까.”
진득한 미소가 오이카와의 얼굴에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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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카와는 아주 오랫동안 마왕의 자리에 앉아있었다. 날 때부터 어둠의 선택을 받아 어둠을 베어내고 태어난 존재가 바로 그였다. 그 드문 마왕의 탄생에 마족들은 기꺼이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경배했다. 갓 태어난 아이임에도 그가 움직이는 마력은 태산과도 같았다. 힘을 그들이 태어나게 한 어둠 이상으로, 정확히는 그 무엇보다 숭상하는 그들에게 있어서 오이카와의 나이는 그의 힘 앞에서는 무가치했다.

태어남과 동시에 앉은 지배자의 자리는 상상이상으로 고독했다. 노력 없이 주어진 힘의 크기는 언제나 버거웠다. 어린 마왕은 항상 마력을 움직였다. 움직이고 움직여서 숨을 쉬는 것만큼이나 당연하게 필요한 만큼만 움직일 수 있도록. 마왕은 나이를 먹었고, 자라나면서 점점 강해졌다. 그리고 그의 고독은 그가 강해지는 만큼 깊어졌다. 그 아이를 만난 것은 바로 그 시기였다. 권태로 가득차서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해버릴 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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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카와는 안 두른 것만 못한 지저분한 천쪼가리를 휘감고 바닥에 누워있는 아이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이곳이 마족의 영역이라는 것은 저 숲 너머에 사는 인간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것이었다. 버려진 걸까. 오이카와는 주춤거리다가 몸을 웅크렸다. 조심스럽게 뻗은 손가락에 아이의 뺨이 눌렸다. 조금의 저항도 없이 폭, 들어간 뺨이 신기했다.

“우아…?”
연신 뺨을 찌르고 만져보는 오이카와의 손이 거슬렸던 걸까. 아이가 천천히 눈을 떴다. 마왕의 영역이라 밤이 우세해 흐릿한 하늘 아래에서 반짝거리는 눈이 너무도…. 오이카와는 저도 모르게 아이를 안아들었다.
“아기쨩, 못 생겼어.”
작게 투덜거리는 오이카와의 눈에 온기가 스며들었다. 손가락만 움직여도 짓눌려 죽어버릴 이 작은 아이가 사랑스러웠다.

성으로 돌아와 왕좌에 앉은 오이카와는 아기의 고사리 같은 손에 자신의 손가락을 내어주었다. 어린아이치고는 강한 것 같은 힘에 오이카와가 작게 장난을 쳤다. 우우거리며 손가락을 잡으려 용쓰는 아이가 사랑스러워서 오이카와는 킬킬거리며 최선을 다해 아이와 어울렸다.

“오야? 그 인간의 아기는 뭡니까, 마왕님?”
“히끅?!”
아이와 놀아주느라 정신이 없던 오이카와는 난데없이 날아드는 보좌의 목소리에 움찔거리며 고개를 돌렸다. 나이도 먹을 만큼 먹은 주제에 여전히 장난기 넘치는 보좌는 품에 한가득 종이를 끌어안고 있었고 얼굴엔 잔소리가 아롱대고 있었다. 그는 서류처리도 내던지고 팽팽 놀고 있던 마왕에게 잔소리를 하려다 그의 품에 안긴 조그만 아이를 발견했다.

“납치해 온 겁니까? 나이를 대체 어디로 먹었어요? 마왕이 애를 납치하면 어쩌자는 거야!!”
평범한 물음에서 짜증으로, 짜증에서 신경질로 발전하는 보좌의 말에 오이카와는 슬금슬금 망토를 움직여 아이를 가렸다.
“저, 저기 보좌쨩…?”
“납치하려면 공주같은 거나 납치 하던가 애가 뭐야, 애가! 설마 그런 취향이었냐!!”
“보좌쨩, 그 쪽이 아니잖아!!!”
“진짜 그런 취향…?”
어느새 신경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혐오감으로 가득찬 보좌의 얼굴에 오이카와가 버럭 소리 질렀다.
“그럴 리가 있겠어?! 오이카와씨는 여자가 좋거든요?! 이런 애기 말고 쭉쭉ㅃ…!”
“으…으아아아앙!”
“야! 애 울잖아!!”
“으아아악! 아가쨩 우니까 더 못생겼어!”
“그게 애한테 할 소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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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도 있었는데!”
오이카와의 말에 소년이 콧방귀를 끼며 검을 휘둘렀다.
“역시 인간은 빨리 커! 오이카와씨가 안보이면 펑펑 울어대던 이와쨩이 그립네!”
과장된 목소리로 팔을 벌린 오이카와가 허공으로 떠올랐다. 오이카와가 하늘을 날던지 땅을 파서 그 아래 처박혀 뒤지든 관심도 없는 이와이즈미는 연신 검을 휘두르며 오늘의 연습량을 채우기 바빴다. 그의 스승은 꽤나 엄격했으니까.
“이와쨩, 오이카와씨를 무시하는 거야?”
파리마냥 둥둥 떠다니는 오이카와에게 목검을 집어던진 이와이즈미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아, 쫌! 마왕이면 마왕답게 일이나 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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