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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 하이큐 2차 / 탄생화&탄생목 모티브 짧은 글 ] #11. 야마쿠치 타다시
WRITTEN BY . Logann    DATE . 161031

11
야마구치 타다시

11월 10일
호두나무 정열
부용 섬세한 아름다움

소년에게 있어서 배구란 일종의 차선책이었다. 아니, 차선책이라고 말하기도 뭣한 눈앞에 놓은 선택지를 피하고 또 피해서 겨우 닿은 마지막에 가까웠다. 소년에게 배구란 정말 그 정도의 의미만을 가지고 있었다. 만약 그곳에서 그 소년을 다시 만나지 못했다면. 어린 눈에 반짝반짝 빛나던 그 소년을 소년은 선망했다. 스스로 빛을 내는 이가 저런 존재일까. 소년은 달을 닮은 그 소년과 긴 시간을 함께 하면서 그런 빛에 홀려 있었다.

소년은 언제나 소년이었다. 소심하고, 세상에 지나치게 섬세한 존재. 소년은 괜찮았다. 스스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이에 지나지 않았지만 곁에 빛을 내는 소년이 있었다. 그래서 소년은 괜찮다고 착각했다. 그리고 소년은 찬란히 빛나는 이를 마주했을 때, 압도당하고 말았다. 지금껏 봐온 달보다 더욱 찬란히 빛나는 태양을, 자신은 흉내조차 낼 수 없는 압도적인 재능에. 소년은 그들과 같은 옷을 입고 있었지만 그들과 자신 사이의 깊디깊은 낭떠러지가 존재함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렸다.

소년은 그들과 함께 오랫동안 저 하얀 금 안에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인정했다. 소년과 그들은 다른 존재였다. 소년은 멍청하지 않았다. 소년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길을 찾았다. 그것은 아주 외롭고도 무거운 길. 그리고 아주 중요한 순간, 소년은 등 돌려 도망치고 말았다. 무서워. 어떻게 거기에 그렇게 서 있을 수 있어? 그리고 소년은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했다. 겁쟁이. 이대로도 괜찮은 건가, 나는.

소년은 등에 와 닿는 달빛을 알고 있었다. 소년이 좋아하는 달은 환하지 않았지만 은은하게 빛나며 배려하는 존재였으니까. 소년은 눈부신 태양을 알고 있었다.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소년이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믿는 눈과 들여온 노력을 믿는 눈. 그 사이에서 소년은 우뚝 섰다. 소년은 수십 번을 도망친 후에야 서있는 법을 배웠다. 제대로 서는 법을 배운 소년은 날카로운 하나의 창과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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