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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 하이큐 2차 / 탄생화&탄생목 모티브 짧은 글 ] #2. 츠키시마 케이
WRITTEN BY . Logann    DATE . 161031


2.

츠키시마 케이

9월 27일
탄생화, 떡갈나무, 사랑은 영원히
탄생목, 개암나무, 비범


소년은 손 안에 들린 안경을 매만졌다. 스포츠 안경. 소년은 가만히 눈을 감았다. 익숙하지 않은 안경의 감촉은 매우 기묘할 따름이었다. 미묘한 것, 그리고 빛나는 것. 소년은 가만히 손을 움직여 안경을 쓸어내렸다. 형의 선물. 소년은 천천히 눈을 뜨고 안경을 바라보았다. 쓰고 있던 안경을 벗자 세계가 흐려졌다. 이리저리 뭉그러지는 세상을 가만히 보던 소년이 스포츠 안경을 착용했다. 다시 명확해지는 세상. 소년은 고개를 움직였다. 단단하게 고정되어 흔들림이 없었다.

차갑게 가라앉아라. 절대적인 이성으로 본능을 제압해라. 억누르고 억누른 본능이 이성을 떠밀도록 부추겨. 끝의 끝까지 숨을 죽이고 판을 짜라. 너는 경쟁자가 되지 못해. 그러니까, 긁고 또 긁어라. 너는 재능이 없어.  너의 장점은 키, 그것뿐이야. 재능이 없는 자는 재능이 넘치는 자에게 잡아먹힌다. 평범하기 그지없는 네가 재능을 가진 자를 압도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 극도의 이성. 너는 뇌가 아니야. 뇌가 될 수 없어. 지휘할 수 없다면, 너는 차가운 물이 되어라.

소년은 가만히 안경을 쓸어내렸다. 상대팀이 뿜어내는 체온과 뒤에서 찔러오는 팀원들의 체온. 이글대는, 승리를 향한 열망과 욕구. 튀어나오는 본능들 사이에서 소년은 차갑게 식어 내렸다. 뜨거워 지지마. 뜨거워지면, 죽는다. 본능을 짓밟아라. 소년의 차게 식은 눈이 상대팀의 에이스를 쫓았다. 따라가고 따라가서 발목을 잡아채. 순식간에가 아니라, 아주 천천히. 잡히는 본인은 물론 그의 팀원들도 모르게.

소년 주변의 공기가 차갑게 가라앉았다. 날카롭고 날카롭게, 단 한 번의 도약이, 단 한 번의 스파이크가 지배하는 공간. 이성이 내달리는 본능의 발을 잡아챘다. 무너지는 본능의 공세 앞에서 이성은 굳건하게 서 있었다.

배구가 좋아? ……. 이기고 싶지? ……. 포기 할 거야? ……. 이렇게 쉽게? 아니. 그럼?

소년은 가만히 손을 바라보았다. 벽. 지극히 이성적이고 굳건한. 단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한 세트, 혹은 경기 전체를 바친다. 소년은 강하게 주먹을 움켜쥐었다. 그것이, 범재에 가까운 자가 지닌 유일한 ‘비범함’. 재능이 지닌 본능이 도달할 수 없는 곳. 소년은 상대를 바라보았다. 무감한, 건조한 눈이 상대를 쫓는다. 얇디얇은 유리로 목적을 감추고 사냥감의 목덜미에 낸 상처가 결국 죽음을 불러오는 순간까지. 그것이 영원의 뒤에 올지라도, 그것이 소년이 그것을 사랑하는 방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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