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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Story Of White Dandelion
WRITTEN BY . Logann    DATE . 160418

나는 이 자리에 서 있고, 나는 세상을 보며, 나의 꿈을 갈구한다. 그것은 아주 작은 씨앗의 시작이고 그로부터 나의 꿈을 자라난다. 이것은 불변하는 진리요. 변함없는 믿음이다. 씨앗은 태어나는 것으로 충분하고 그것이 자라나는 것은 오롯이…….

하늘이 탁하게 가라앉고 있었다. 비가 온다는 이야기는 없었거늘, 혀를 쯧쯧 차며 비를 피할만한 곳을 찾아 눈을 돌렸다. 거의 모든 가게가 문을 닫은 그 거리에서 유일하게 빛을 내보내고 있는 가게를 발견하고 발을 움직였다. 비가 내리기 직전 가게로 들어선 나는 가게에 앉아 천천히 가방을 뒤졌다. 아침에 나오면서 챙겨 나온 편지를 천천히 열었다. 내가 좋아하는 연하늘색 편지 봉투에는 연한 푸른빛이 도는 글자만이 빛나고 있었다. 아침은 아직 멀었다.

손이 이상했다. 불투명했다. 아니, 실체가 없었다. 느릿느릿 얼굴을 들고 주변을 돌아보았다. 아무도 없다. 적막함. 그것이 사방을 지배하고 있었다. 골목 저편에서 그 적막을 부수는 소리가 들려왔다. 타박거리는 침착하지만, 신경질적인 그 낯익은 발걸음 소리. 초조한 기분으로 손톱을 물어뜯는 나의 시야로 들어온 사람은……나였다. ‘지금의 나’가 아니라 아직 어리숙하고 멍청했던 ‘과거의 나’. 이게 내가 생각한 달콤한 꿈인가. 아침은 아직 멀었다.

소녀는 짧지도 길지도 않은 머리칼을 연신 매만지고 있었다. 초조한 것 같아도 보이고 신경질이 잔뜩 난 것처럼도 보였다. 과거의 저가 그렇던가. 하기야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그녀는 언제나 짜증으로 가득 차 있었으며 신경질적이었다. 남에게 우호적이지도 않았고 날카로우며 오직 저만 생각했다. 세상에 적대적이어서 함께 등하교할 친구도 없었다. 보라. 과거의 나는 홀로 길을 걷고 있었다. 해가 져버린 이 밤에. 아침은 아직 멀었다.

‘과거의 나’의 발걸음은 빛이 미치지 않는 골목 깊이 들어갈수록 더 거칠어졌다. 이제 소녀는 머리칼을 매만지고 있지 않았다. 입술을 짓씹을 뿐. 뭐가 저리 불만스러웠을까. 뒤따라가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과거는 기억나지 않는다. 모호한 빛에 가려져 머릿속이 텅 비어버렸을 뿐. ‘과거의 나’는 나와는 다른 어떠한 객체였다. 나는 그녀와 교감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녀고 나는 나다. 와 닿는 그것에 홀로 고개를 떨궈버리고 말았다. 저 당시의 목소리조차 기억나지 않았다. 아침은 아직 멀었다.

소녀는 갑자기 발을 멈추고 화단을 바라보았다. 밤중에 홀로 빛나는 하얀 민들레. 소녀는 가만히, 그리고 한참 꽃을 들여다보았다. 소녀의 입이 우물거리며 소리 한 조각을 뱉어냈다. 어쩐지 씁쓸하게 느껴지는 한 마디를.
“내 사랑을 그대에게 드려요.”
아침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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