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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커미션 / 2차 / 히로아카 / 바쿠토코 ] ㄷㄷㄷ님
WRITTEN BY . Logann    DATE . 160614

푸르던 하늘이 더욱 새파랗게 물들었다. 일이 나든 말든 시간은 착실하게 흘러갔고 웅영고 최대의 행사,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체육대회가 드디어 끝났다. 하지만 한 동안 교내를 휘감았던 소란과 특이하거나 의외의 강함을 내보였던 이들에 대한 관심은 전혀 잦아들지 않고 있었다. 아직 가시지 않은 흥분은 기묘한 똬리를 틀고 아이들 사이로 내려앉았다. 훌륭한 개성이나 뛰어난 개발 능력 그리고 수완, 그 모든 것들을 볼 수 있었던 체육대회의 흔적은 끝난 후에도 아이들 사이를 살랑거리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

미도리야 이즈쿠, 웅영고 1학년 A반이자 바쿠고 카츠키의 소꿉친구인 그는 요 근래 바쿠고를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 그는 꽤나 오랫동안 바쿠고를 봐왔고 지금의 바쿠고가 유례없을 정도로 이상하다는 사실을 눈치를 채고 있었다. 물론 소꿉친구가 아니었어도 그의 관찰력과 머리라면 얼마든지 쉽게 눈치를 챘겠지만. 여하간 그 정도로 체육대회가 끝난 후의 바쿠고는 아주 많이 이상한 상태였다. 보통 친구가 이상해 보이면 대놓고 물어볼 일이지만 미도리야는 그에게 물어 보기는커녕 눈치를 보기에도 바빴다.

‘캇쨩이라면 분명 화를 낼 테지.’
홀로 자신의 행동에 답을 붙인 미도리야는 그새 또 버럭버럭 소리를 질러대는 바쿠고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근래 별 일이 아니어도 성을 내는 빈도가 많아지고 있었다. 반 아이들이야 다들 그러려니 하는 편이지만 반 밖에서는 그리 좋은 평가가 오가지 않는 상태였다. 굉장히 친하다, 라고 할 만한 사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소꿉친구였고 남들은 모르는 그를 아는 미도리야로서는 굉장히 억울한 일이기도 했다. 물론 그가 이렇게 고민해봤자 바쿠고는 콧방귀나 끼겠지만. 아니, 화나 내겠지만.

*

토코야미는 갑자기 고개를 휙 돌리면서 뻣뻣해지는 다크 섀도우의 움직임에 발을 멈췄다. 체육대회 다음부터랄까 다크 섀도우는 바쿠고만 시야에 들어오면 뻣뻣하게 굳어서는 그를 경계했다.
‘대체 무슨 바람인거지.’
토코야미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시야의 끝에 아슬아슬 걸려있는 바쿠고를 바라보았다. 다크 섀도우가 특정인물에 대해서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은 처음이었으니 이유를 짐작하는 건 꽤나 까다로운 일이었다.
‘이해를 할 수가 없네.’
물어봐도 제대로 답을 해주지 않고 경계할 뿐이니…. 토코야미는 한숨을 푹 내쉬고 다음 수업을 위한 책을 책상위로 올렸다. 다크 섀도우가 경계한다면 나름의 이유가 있을 터였다, 그게 자신이 모르는 일이라고 해도. 그리고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거라는 생각도 하고 있었다.

*

바쿠고는 저를 노려보는 다크 섀도우를 보며 속으로 울분을 터뜨리고 있었다. 꽤나 마음에 드는 녀석. 처음에야 음침하고 알길 없는 놈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지만 체육대회 때 부딪혀보니 그리 나쁜 녀석은 아니었다. 능력도 자신과 상성이 아주 나쁘면서도 최대한도로 부딪혀오던 것도 조금 마음에 들었었다. 아니, 너드 녀석에 비하자면 조금도 아니지. 혼자 주억거리던 바쿠고는 여전히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다크 섀도우에 괜히 눈앞에서 얼쩡대는 미도리야에게 언성을 높였다.

“제기랄!”
바쿠고는 괜히 맨바닥을 걷어찼다. 토코야미와 함께 팀이 되어 과제를 수행하라기에 평소보다 조금 더 협조했더니 자신에게 쏟아지던 모두의 눈이 생각나서 괜히 열이 올랐다. 제깟 것들이 뭐라고 자신을 그따위로…! 한참을 씩씩대던 바쿠고는 문득 머릿속을 헤집는 한마디에 슬금슬금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모두의 눈초리는 매우 거슬렸긴 하지만 그 녀석, 토코야미의 수고했다는 단순한 그 한마디는 정말 최고로 기분이 좋았다. 물론 그 잠깐의 기분 좋음도 토코야미의 코스튬 자락에 숨어선 자신을 형형한 눈길로 노려보는 놈 때문에 산산조각 났지만.

*

“야, 괜찮냐?!”
펑하고 폭탄 하나가 터지자마자 바쿠고가 토코야미를 잡아채서 연쇄 폭발의 범위에서 벗어났다. 가벼운 마비 가스니 조심하라고는 들었지만 의외로 강했다. 토코야미는 덩달아 굳어있는 다크 섀도우를 보며 속으로 혀를 찼다. 방심했다.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쳇. 가만히 있어!”
뭔가가 날아오는 소리에 꽤나 조심스러우면서도 빠른 손놀림으로 자신을 구조물에 기대 앉힌 바쿠고가 날아오는 것을 주먹으로 쳐냈다. 터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대응하는 모습에 토코야미는 의외, 라고 생각했다. 선생님의 말대로라면 한번은 괜찮지만 마비 가스를 들이마시면 탈락이라고 했으니 자신을 배려하는 것 같은 모습. 폭발에 쉽게 터질게 뻔했기 때문에 최대한 개성을 죽이고 대응하는 바쿠고는 새롭기까지 했다. 그러고 보면 요 근래 실습 때마다 바쿠고와 같이 팀이 되는 일이 잦았다. 상성이 안 좋다보니 조금 더 붙어 있으면서 대처법을 찾아보라고 했었나. 그렇게 토코야미의 시선이 바쿠고를 뒤따라 다니기 시작했다.

관찰자의 시선으로 보는 바쿠고는 굉장히 새로웠다. 시끄럽고 요란한 줄만 알았는데 고요할 때는 매우 고요했다. 버럭 소리를 지르긴 하지만 정말 화가 난다기 보다는 부끄럽다, 혹은 당혹스럽다는 감정을 내포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새로운 것을 알아갈수록 토코야미는 바쿠고에 대한 생각을 수정해나갔다. 의외로 괜찮은 녀석일지도.

미묘한 감정 속에서 바쿠고와 토코야미는 마주치고 같이 해야 하는 것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점점 더 친해졌다.
“하아.”
바쿠고는 옅은 숨을 뱉어내며 곁에 앉아있는 토코야미를 힐끗 바라봤다. 그건 토코야미도 별로 다르지 않아 두 사람은 시선을 마주쳤다 놀라 돌리기를 반복했다. 몇 번이나 반복했을까, 결국 토코야미가 바쿠고에게 손을 내민 순간, 바쿠고는 저도 모르게 토코야미의 손 끝에 입을 맞췄다. 순간 새빨갛게 익어버리는 바쿠고의 얼굴에 상황이 제대로 이해되지 않던 토코야미도 덩달아 새빨갛게 익어버렸다. 뻐끔거리며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던 바쿠고는 결국 벌떡 일어서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래. 내가 널 좋아하는 것 같다, 어쩔래!”
극도의 흥분 상태에서 바쿠고의 개성이 화려하게 폭발했다.

- 바쿠고 소년과 토코야미 소년, 폭발이라니!! 잠입 실패, 실습 종료다!

올마이트의 선언에도 두 사람은 그 자세 그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새빨개진 채로 한참이나 그렇게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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