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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시라야치] 위로
WRITTEN BY . Logann    DATE . 160418

선배들의 은퇴식이 끝났다. 앞으로 계속 배구를 하시는 분들도, 이제 영영 그만두시는 분들도 계시기 때문인지 은퇴식은 기묘한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 졌다. 든든하던 에이스가 사라지고 지휘권이 온전히 두 손에 들어왔다. 감독님은 나를 종종 탐탁지 않은 눈으로 바라보시곤 하셨지만 딱히 뭐라 말씀하시지는 않았다. 너무 답답했다.


“야, 시라부. 내일 배구부 오프지?”
“어. 왜?”
“크…진짜 너 이런 거 싫어하는 줄은 아는데, 딱 한번만 소개팅 나가주면 안되냐? 옆 반에 야마모토가 집안일로 못 나온다고 해서.”
“…….”
“그, 너 요새 답답하다고 했잖아. 뭔가 평소에 안하던 걸 하면 풀릴지도 몰라, 응? 제발. 한번만. 딱 이번만, 응? 다들 일이 있어서 못 나간대.”
딱히 나갈 생각은 없었다.
“나가보지 그래? 원래 막힌 벽 앞에서는 보이지 않는 것도 조금 멀리 떨어지면 보인다고 하잖냐. 혹시 알아? 거기서 뭔가 돌파구를 찾을지.”
물론 가능성은 낮지만. 어쩌면 그 말에 홀렸을 지도 모른다. 아무렇지도 않게 속삭이듯 건네 오는 말에.


*


“야치, 제발!”
“에? 하지만 나 부활도 있고….”
“진짜 안 돼? 아, 제발…나 한번만 살려주라.”
“으…선배한테 물어보고….”
“진짜? 진짜지?”
으응.


“괜찮아.”
“네?!”
엔노시타는 아직도 작기만 한 아이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주말이라 매니저는 필수 참여가 아닌 걸? 항상 도와줬으니까 안 와도 괜찮아.”
“하지만….”
“정말이야. 시미즈 선배도 종종 주말엔 못 오시곤 했으니까 괜찮아.”
“그럼 이번 주만….”
“그래. 월요일에 보자.”


“진짜 되는 거지? 와! 살았다. 진짜, 진짜 고마워. 그날 어디로 가야하냐면….”


*


시라부는 옷자락을 매만졌다. 평소라면 체육관에서 공을 만질 시간이었다. 이상한 기분. 시라부는 답답하게 뭉친 숨을 억지로 내뱉었다.


“그, 안녕하세요?”
홀로 멍하니 고민하던 시라부는 누군가가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가 멈추고 말았다. 은은한 색을 품은 머리카락이 옅게 흔들리는 소녀가 상대 여자가 하고 나오기로 했다는 붉은 머플러를 하고 서있었다.
“아.”
“헉?!”
“응?”
“시라토리자와 세터씨!”


*


일단 마주 앉은 두 사람은 어색한 공기 속에서 숨을 내쉬었다. 야치는 답답하기 그지없는 상황에 울지도 못하는 상태로 앉아있었고 시라부는 시라부 나름대로 답답한 심정으로 앉아있었다.


“그, 그럼…그….”
“아, 시라부야. 시라부 켄지로.”
“아, 야치 히토카입니다!”
뜬금없는 통명성의 시간을 나눈 두 사람은 서로를 살피기만 했다. 긴장 했다는 게 확실한 야치의 상태를 확인한 시라부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럼 야치상은 대타?”
“…네!”
“아…나도 대타거든.”
“아하….”
기묘한 침묵 속에서 두 사람은 음료만 연신 들이켰다. 답답하다. 시라부는 풀리지 않는 속에 한숨을 집어삼켰다.


“내가 세터인건 어떻게 알았어?”
“아, 그게 카라스노전을 봤거든요!”
“아…하긴 결승이었으니까.”
단체 관람이라도 왔었나. 그렇게 생각하며 시라부는 그 경기를 더듬었다. 처음으로 에이스를 떠받치는 것이 아닌, 에이스를 미끼로 이용했던 그 시합을. 시라부는 손을 빤히 바라보다가 눈앞의 소녀를 바라보았다. 부끄러워하면서도 대화에 집중하는 듯 눈을 빛내고 있는 소녀.


“있잖아…지금까지 절대적으로 옳다고 믿으며 추구했던 것이 어쩌면 한계에 부딪혀 있을 수도 있다면 너는 어떨 것 같아?”
“네? 어…정말 한계라는 것을 확인할 방법 같은 건 없나요?”
“아마?”
“그럼 아마…저는…다른 걸 해볼 거예요.”
“다른 것?”
“단순한 방법이긴 하지만 한계에 부딪혔다고 느꼈다면, 그리고 확인할 방법이 없다면 그것만 붙잡고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이것저것 시도해보다 보면 분명히 보일 거예요. 그게 정말 한계였는지, 아니면 그저 지쳤을 뿐이었을지.”
“…….”
“앗?! 제, 제가 주제넘게…!”
“아냐. 고마워.”
소녀의 말대로 소녀의 답은 단순했다. 생각했던 것이기도 했다. 시라토리자와의 스타일에 반하는 행동일지도 몰랐다.
“고마워.”
하지만 하고 싶었다. 에이스를 떠받치는 세터. 에이스가 조금 더 강하게 날뛸 수 있도록 떠받친다.
“네?”
“고마워 이야기해줘서.”
시라부는 조금 가벼워진 마음을 가지고 옅은 미소를 머금었다. 눈앞의 소녀 위로 햇볕이 쏟아졌다. 찬란하게 빛나는 소녀를 보면서 시라부는 슬쩍 폰을 꺼냈다.
“괜찮으면, 라인이나 메일 주소 알려주지 않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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