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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마츠하나/역키잡] 발을 맞추다
WRITTEN BY . Logann    DATE . 161121


하나, 온기는 그 손에 없다.



그 겨울의 밤은 따뜻하고도 다정했다. 길을 잃은 겨울밤의 골목, 오색찬란하게 빛나는 길 위에서 나는 길을 잃고 서있었다. 어린 아이의 눈에 사람들의 행복어린 미소는 괴물의 그것과도 같았다.

지금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때는 두 뺨을 타고 뚝뚝 흘러내리는 눈물이 마치 내 생명과도 같은, 모두 흘리고 나면 이 세상은 이미 죽어있을 것 같은 그런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구석이 있었다.

차가운 공기로 가득 차있는 거리에, 두 눈이 멀어버릴 정도로 화려한 빛을 머금은 그 시간에 아무런 연고도 없는 어린 남자아이의 울음에 신경 쓸 만큼 여유롭거나 심심한 사람들은 없었다. 궁금증에 잠시 눈을 돌릴지언정 누군지도 사연도 모를 아이는 그들이 취해있던 행복보다 중요하지 않았을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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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어슴프레한 새벽의 빛을 새하얀 이불 사이로 비죽 솟은 탁한 분홍빛 머리가 머금었다. 잠이 깨기 시작하는지 어릇한 신음을 흘리며 이불이 흘러내리며 맨 피부가 허공에 드러났다. 새벽의 냉기 때문인지 오돌토돌하게 닭살이 돋은 피부가 두 눈 가득 담겼다. 마츠카와의 손이 부드러운 연인의 피부를 쓸어내렸다. 간밤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울긋불긋한 그 피부는 너무도 사랑스러웠다. 나의 달콤한 구원자.

“히로….”
만약 당신이 그날의 나를 찾지 않았다면 나는 이렇게 네 곁에 서 있을 수 있었을까. 만약 당신이 내게 손을 내밀어주지 않았다면, 내가 이렇게 당신에게….

뒤돌아 누워 잠들어있는 하나마키를 조심스럽게 끌어안은 마츠카와가 천천히 하나마키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 품안에 가득 차오르는 온기가, 그리고 콧속을 가득 메우는 하나마키의 향기가 달콤했다.

그곳에 겨울은, 부서진 빛으로 가득한 거리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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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여덟살의 길 잃은 소년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던 그날 밤. 나는 내게 내밀어졌던 당신의 손을 기억합니다. 크리스마스 특유의 알록달록한 빛이 가득하던 그 골목에서, 당신은 내가 받았거나 내가 기억하고 있는 그 어떤 크리스마스 선물보다도 크고 행복한 것이었지요.

“잇세이….”
얼핏 잠에서 깨어나 작게 울리는 하나마키의 목소리에 마츠카와가 가볍게 하나마키의 몸을 감싸 안고 있던 손을 더듬듯 끌어내렸다.
“응, 히로.”
순식간에 마츠카와의 손이 하나마키의 아랫배, 그의 아침 건강을 뽐내고 있는 것에 닿자 하나마키가 작게 혀를 차며 마츠카와의 손을 쳤다. 짝하고 나는 소리가 이불속에 파묻혀 잠들기 무섭게 마츠카와가 작게 웃었다.
짐승자식. 작은 하나마키의 목소리에 마츠카와는 크게 웃었다. 몹쓸 손 때문에 어느정도 깨어있긴 했지만 그 목소리에 잠이 완전히 달아난 하나마키가 마츠카와를 째려보며 몸을 일으켰다.
“응, 난 히로의 짐승인데.”
잘 키워주세요, 먹이는 히로. 그보다 6살은 작은 녀석이 뿜어내는 능글맞음에 타카히로는 이불을 완전히 벗어버리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히로히로 거리기는. 내가 네 친구냐, 이 녀석아.”
하나마키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흘러나오는 마츠카와의 수컷의 향을 담뿍 담은 웃음에 하나마키가 작게 한숨을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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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살, 아직 어린아이티를 벗지 못한 채로 새로운 시작의 앞에 선 소년은 어리숙한 구석이 있었다. 화려하게 빛나는 소년은 빛과 어둠이 물과 기름과도 같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열네 살, 온 시간과 열정을 다 바쳐 사랑했던 것은 소년에게 잔인했다. 빛나던 마음은 빛을 잃어버린 상태였다. 소년은 천천히 고개를 떨어뜨렸다. 입학한지 겨우 일 년하고도 반년. 어린아이 특유의 치기와 자신감이 가득하던 그 반짝거리는 눈에는 빛나는 것이 없었다. 그렇게 소년은 죽어가고 있었다. 자신의 빛에 더해가던 색의 어둠에 짓눌려서.

“하나마키.”
“네!”
긴장한 소년을 마뜩찮게 바라보던 코치가 천천히 선고했다.
“내일부터 넌 일반 부원이다.”
“…네?”
소년에게 주어졌던 무겁지만 달콤했던 이름을 빼앗아 들고 등을 돌리는 그 모습이 차가웠다. 머리털이 쭈볏 솟는 기분에 하나마키의 턱이 덜덜 떨렸다.
“코, 코치님!”
감독님 결정이야. 그 서러운 말에 하나마키는 그의 옷자락을 잡으려던 손을 멈추곤 고개를 떨어뜨렸다. 등 뒤로 박혀드는 부원들의 시선이 등을 난도질했다. 작게 수군거리는 목소리가 거대한 괴물이 되어 소년을 짓밟았다. 가차 없이 무거운 발을 내지르는 괴물이 소년은 너무도 무서웠다.

거기에 소년의 편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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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잔인하고도 차가운 선고가 떨어진 날부터 소년은 혼자였다. 부원들은 감독의 눈 밖에 난 소년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혹여 ‘벤치에서 쫓겨난 사람’이라는 이름표가 자신들에게도 붙을까 걱정하며 몸 사리기 바빴다. 짝을 이뤄 서브와 리시브 훈련을 할 때면 소년을 피하기 바빴고 짝이 되면 죽을 듯 인상을 썼다.
소년에게 돌아오는 드링크는 밍밍하거나 물이 더 필요할 정도로 진했다. 땀을 닦아야하는 수건은 이리저리 뒤적인 소년들의 땀에 절어 축축했다. 어른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알 길이 없는 그 은밀한 냉대에 소년의 어깨는 점점 좁아졌다. 장난기 어리고 자신감이 넘치던 해맑은 소년, 하나마키 타카히로는 기억 저편으로 잔뜩 구겨져 버려진지 오래였다.

행복했던 것이 더는 행복하지 않았다. 시원하게 스파이크를 날리던 쾌감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상대의 전력을 다한 스파이크를 킬시키고 걷어내던 즐거움은 죽어버린 게 언제인지 셀 수도 없었다. 반짝거리는 생기로 가득하던 소년의 눈은 죽어버린 생선마냥 둔탁해져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차가운 겨울날, 충동적으로 부활을 빼먹고 나온 거리에서 소년은 갈 곳 없이 떠돌았다. 집에는 갈 수 없었다. 부모님은 점점 어두워져가는 아들의 모습에 걱정을 쏟아내기 바빴다. 소년의 자존심은 부모님에게 입을 열기 어렵게 만들었다.

그때였다. 작은 아이를 만난 것은.

처음에는 그런 아이가 있는지도 몰랐다. 관심이 없었으니까. 길거리에서 조그만 아이가 펑펑 울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그에게 전혀 중요한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세 번이나 같은 길을 지날 때야 하나마키의 눈에 그 조그만 아이가 들어왔다. 추운 공기 속에서 얼마나 오래 울고 있었는지 붉게 짓무른 눈가가 눈에 들어왔다. 시뻘겋게 얼어붙은 얼굴이 애달팠다.

결국 하나마키는 작은 아이에게 다가섰다. 멀리서 보던 모습과는 달리 가까이서 본 것은 그렇게 작은 것도 아니었지만. 하나마키에게 그 아이가 자신 같았다. 갈 곳을 잃고 겁에 질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새카만 어둠 속에 홀로 남은. 그렇게 하나마키는 결국 손을 내밀었다.

“왜 울고 있어?”

그것은 길을 잃은 작은 두 손이 맞닿은 바로 첫번째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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