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없음


Cetegory봄길 (1)나그꽃 (0)HQ (69)1차 (57)2차 (19)커미션 (27)시리즈 (14)
SUBJECT . [다이스가] 같이 가는 길
WRITTEN BY . Logann    DATE . 160418

미안했다. 악의는 없었다. 그러고 싶지도 않았다. 단지, 단지. 더 이상의 기회가 없었을 뿐. 이전과 같은 멤버로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되었을 뿐. 그 녀석이 고개를 숙이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게 해달라고 했을 때, 말릴 수 없었을 뿐. 억지로 그 녀석을 세워놓을 수도 있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 녀석의 원망을 감당해낼 자신이 없었으니까.


*


다이치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부상을 체크하는 손길이 거슬렸다. 그 녀석은 스스로 앞으로 가는 길을 선택했다. 다 같이 코트에 서지 못하더라도 팀이 승리하는 길을 택했다. 내가 여기 멈춰서 있으면 안 되는데. 주변에서 보내오는 걱정 어린 시선이 무겁게 어깨를 내리눌렀다. 욱신거리는 통증이 괴로웠다. 돌아서서 다른 사람들의 굽어버린 등만 보는 것은 이제 싫은데.


다이치는 초조함에 입술을 핥았다. 분명 자신이 빠졌다면 그 빈자리에는 엔노시타가 들어갔을 거였다. 어서 돌아가야 해. 엔노시타도 어깨 위에 무거운 짐을 지고 있었다. 아직, 아직은 내가 버티고 있어야 하는데. 다이치는 눈에 비치는 부드러운 연회색 머리카락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같이 남았으니까, 같이 설 수 없으니까, 내가 조금 더. 초조함에 다리를 떨자 상처를 봐주고 있던 의사가 다이치의 다리를 지그시 눌렀다.
“진정하렴.”
조곤조곤 타이르는 모습에 그 녀석이 비쳤다. 물론 그 녀석이라면…….
“죄송합니다.”
“주장이지?”
“네.”
“네 팀원들은 너가 없으면 큰일 나는 아이들이니?”
“…….”
종이에 뭔가를 옮겨 적는 것을 보던 그가 조용히 고개를 떨궜다.
“조금 믿어보는 건 어떠니?”
그렇게 초조해하면 이상이 없다고 해도 경기에 투입되는 것은 무리일거 같은데. 약품을 꺼내는 의사의 모습을 보며 다이치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엔노시타는 잘 할테고, 그 녀석은 믿음이 가득한 눈으로 지켜보고 있을 거였다. 나도, 나도 그 녀석처럼 봐줄 수 있으려나. 다이치는 가만히 눈을 감고 떠오르는 이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같이 가자. 조금 더 멀리까지.


같이 가자, 스가. 조금 더 멀리까지, 조금 더 오래.


*


다이치는 가만히 코트를 내려다보았다. 멀쩡해. 그의 시선이 본능적으로 스가와라를 쫓았다. 긴장감 가득한 얼굴. 다이치가 다시 코트를 들여다보았다. 녹아들어간, 자신의 빈자리 따위는 보이지 않는 공간.
“다행이다.”
“네?”
다이치가 얼굴을 쓸어내렸다. 다행이다, 스가. 우리 조금 더 같이 더 멀리 갈 수 있겠어. 다이치의 눈이 단단해졌다. 조금 더 멀리까지. 조금 더 멀리, 멀리. 스가가 조금이라도 더 많이, 함께 코트 위에 설 수 있도록.


같이 가자, 스가. 더 멀리. 우리들의 여행은 끝이 보이고 있지만. 조금 더 같이 가자, 스가. 이렇게 무너지는 것은 더는 싫으니까. 같이 가자, 스가. 입 밖으로 내면 다른 빛을 지니게 될 말을 입안에서 굴리며 다이치는 들리지 않을 말을 속삭였다.

자, 더 멀리 함께 가자. 모두가 힘대고 있으니까, 스가.

       LIST


160418 [우시오이] 장난    COMMENT. 0
160418 [우시오이/ For.Yeomyeong] 너에게 바치다    COMMENT. 0
160418 [마츠오이] 계약연애    COMMENT. 0
160418 [쿠로츠키] 바보    COMMENT. 0
160418 [아카보쿠 / For. iram] 내가 할 수 있는 일    COMMENT. 0
160418 [쿠로켄 / For. BoRins] 안일함    COMMENT. 0
160418 [카게오이 / For. tina] 멍청이    COMMENT. 0
160418 [우시지마&오이카와&카게야마] 국가대표    COMMENT. 0
160418 [쿠로츠키 / Ce Trios Lune AU] 네가 없으면 가치도 없기에    COMMENT. 0
160418 [오이스가] 우연과 인연    COMMENT. 0
160418 [쿠로츠키] 온도차    COMMENT. 0
160418 [다이스가] 같이 가는 길    COMMENT. 0
160418 [마츠오이] 후회    COMMENT. 0
160418 [우시오이] BGM 추천 : 짙은 _ March    COMMENT. 0
160418 [동서 / 마피아 AU] 수호신    COMMENT. 0
160418 [우시오이] 교차하는 이 내 마음    COMMENT. 0
160418 [우시오이] 안과 밖    COMMENT. 0
160418 [비공개 네게 바친다  비밀글입니다  COMMENT. 0
160418 [카게오이] 포기를 모르는    COMMENT. 0
160418 [알디님 레스큐 일지 15] 신이 아니기에    COMMENT. 0
LIST     PREV [1][2][3][4][5] 6 [7][8][9][10] NEXT
Copyright 1999-2024 Zeroboard / skin by KIMA + BOOG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