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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마비노기 : 붉은 선언
WRITTEN BY . Logann    DATE . 160418

결 좋은 갈색 머리가 붉은 웅덩이 속으로 가라앉았다. 느리게 깜박이는 에메랄드색 눈이 천천히 빛을 잃어갔다. 빛을 잃어가면서도 필사적으로 바라보는 풍경은 잔혹하기 이를 데 없었다. 새하얀 신전에 수없이 쌓인 시체들 팔이 부서지고 다리가 날아가도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 그리고 모든 소란의 한가운데 서서 평온한 얼굴로 피를 흩뿌리는 그 광경은 너무도 잔혹하여 오히려 현실적이지 않았다.

시작은 평소와 같았다. 이 모형 정원에 발을 내린 순간부터 잔혹한 운명을 뒤집어씌운 여신의 부름은 명령이었다. 여신에게 필요했기에 정해진 궤도를 벗어나 대지에 내던져지고 영웅이라 떠받들어지면서도 한몸에 경멸을 받으며 죽음이라는 생명체가 응당 지녀야 할 휴식인 죽음마저도 강탈당한 채로 살아가야만 했다. 쉬이 부서지는 나약한 것들을 위해 만들어진 껍데기를 뒤집어쓰고 무너져내리는 정신을 부여잡으며 그들은 버텨왔다. 온갖 사건과 전쟁을 온몸으로 수습하면서 인간의, 생명체의 영역을 벗어나 절대자인 신의 영역에 발을 걸쳤기에, 몇 번이고 배신당하고 버려졌어도 존재하도록 한 신을 외면할 수 없기에 신들의 정원으로 향해 발걸음 했다.

아름다운 백색의 신전, 신들의 정원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날아온 공격에 반항하지 못하고 쓰러진 것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그들은 죽지 않고, 여신은 그들을 버리는 것에 주저함이 없었다. 그들은 영혼으로 살아가고 영혼은 육체라는 제약이 사라지자 미친 듯이 모든 것을 흡수했었다. 지식으로 가득 차오르는 머리와 그것을 바탕으로 하는 기적에 가까운 능력들은 그들을 방심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공격을 날린 이는 바로 그들을 만든 여신이었다.

"왜 이러는 겁니까, 모리안!"
경악에 찬 그들의 외침에도 검은 날개를 활짝 편 까마귀 여신은 고고히 미소 지을 뿐이었다.
"그대들은 더는 필요가 없습니다."
어머니나 다름없기에 언젠가는 그들에게 돌아올지 모를 작은 온기를 기다리며 그녀를 바라보던 이들이 허탈하게 물었다.
"우리는? 우리는 당신한테 아무것도 아닌 건가?!"
저마다 말은 달랐지만 같은 의문을 품은 말에 여신이 가만히 고개를 기울였다. 천천히 가슴 앞에 손을 모으며 신비롭게 미소 짓던 여신의 얼굴이 일순간 굳어버렸다. 천천히 드러나는 여신의 눈에 모두가 고개를 숙였다.
"자고로 그 용도를 다한 사나운 사냥개는 죽여야 문제가 없는 법."
천천히 손을 뻗는 여신의 움직임에 그들, 별을 여행하는 밀레시안들이 무기를 움켜쥐었다.

수십의 밀레시안이 바닥을 나뒹굴며 피를 흩뿌렸다. 새하얀 신들의 정원이 붉게 물들어감에 밀레시안들은 초조함을 느꼈다.
'왜 아무도 살아나지 않지?'
밀레시안에게 죽음이란 없었다. 그것은 다난들에게만 있는 것이었고 아득히 먼 옛날, 그들이 아직 다난일 적에나 가지고 있던 아주 먼 고대의 유산이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그들의 의문이 절정에 달할 무렵 한 소녀가 여신의 뒤에 내려앉았다.
"나오?"
그제야 그들은 깨달았다. 나오가 없으면 그들은, 소울 스트림은 있으나 마나였다. 환생하기 위해서는 나오를 만나야 했으며 되살아나는 데도 나오나 다른 이의 도움이 필요했다.

약하다는 이유로 뒤로 밀려나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잇던 바니는 심장이 꿰뚫리며 쓰러지는 동료를 바라보았다. 지독할 정도로 현실감 없는 상황에 헛웃음이 흘러나왔다.
"왜…우리는 원하지 않았는데……."
천천히 다가온 여신이 손을 치켜들었다.
"평안히 살던 우리를 이렇게 만든 것은 당신-!!"

삐이이이이이이이이이-

"필사적으로 귀를 닫았어야죠. 인형조차도 쓸모가 없어지면 버려지는 현실인데."
울컥 튀어나오는 피가 거짓말 같았다.
"나는 여기서 밀레시안의 종말을 선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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