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하나마키 타카히로
1월 27일
탄생화, 마가목, 게으름을 모르는 마음
탄생목, 편백나무, 신의
굵은 빛이 눈앞에 떨어졌다. 입속에 돌고 있는 달콤한 슈크림이 맛을 잃었다. 씁쓸하게 남은 슈크림이 입 속을 떠돌았다. 소년은 바스락거리는 봉지를 아쉬움이 남은 눈길로 바라보았다. 주변에서 이상하게 바라보았지만 소년은 말없이 봉지를 가방에 집어넣었다. 그의 행동에 모두가 당황해서 그를 바라보았다. 소년은 머릿속을 메운 그날의 마지막 공을 쫓고 있었다. 막을 수 없었던 패배. 소년은 씁쓸한 맛이 감도는 입술을 매만졌다. 아쉽다. 소년은 조용히 몸을 돌렸다. 등 뒤로 달라붙는 시선을 떨쳐냈다.
소년은 완벽하게 무장한 채 손안에 들린 공을 바라보았다. 세터가 없으니 스파이크 연습은 무리였다. 가볍게 혀를 찬 그가 천천히 공을 머리위로 던졌다. 순간 떨어지는 공을 향해 내뻗은 두 팔 사이로 공이 흘러내렸다. 소년의 눈이 커지며 빠르게 공을 걷어 올렸다. 궤도를 벗어난 공이 땅에 떨어져 저만치 굴러갔다. 안 돼. 이대로는 안 된다. 소년은 이를 악물었다.
소년의 눈앞으로 시간이 스쳐지나갔다. 귓가로 한 소년의 목소리가 스쳐지나갔다. 믿고 있어, 너희들. 그 달콤하고도 씁쓸한 그 말이 눈시울이 달아올랐다. 나도 믿고 있어, 너를. 이기고 싶다. 이기고 싶다. 이기고 싶다. 다시 한 번만 더, 한번만 더 뛰게 해줘. 소년이 가슴 깊이 절규했다.
소년은 체육관에 서서 문을 바라보았다. 들어온 후배들이 그를 보곤 놀라 인사하며 자신의 할 일을 하러 움직였다. 그는 가볍게 인사를 받아주며 문을 바라보았다. 올 거야. 연습시간이 다가오고 감독님과 코치님까지 모두 도착했을 때, 소년은 고개를 떨구었다. 소년이 포기하고 몸을 돌렸을 때, 문이 열렸다. 열린 문 사이로 뛰어 들어오는 이들은 보며 소년은 찡한 코끝을 매만졌다.
결국 모두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소년은 자신에게 날아오는 공을 가볍게 쳐내며 웃었다. 그들은 끝에 서 있지 않았다. 아직 길이 남아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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