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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커미션 / 1차] ㅊㅈㄹ님
WRITTEN BY . Logann    DATE . 160419

노래하던 모든 것들이 침묵하고 새파랗던 하늘이 시꺼멓게 물들었다. 저 깊은 곳에서 흘러나온 슬픔에 공명한 하늘이 울부짖기 시작했다. 시커먼 어둠이 사위를 감싸 안고 고요히 앉은 대지가 붉은 속살을 들어냈다. 미미한 진동은 곧 거대한 진동이 되어 세상을 뒤흔들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기묘한 현상에 사람들이 종말을 부르짖었다. 공포에 질린 사람들 사이를 구원을 구걸하는 자들이 헤집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빛이 가득하던 세상에 혼란이 가득 차올랐다.

세상을 공포로 밀어 넣은 그 기묘한 현상은 갑자기 시작되었듯 갑자기 사라졌다. 순식간에 검던 하늘이 파랗게 물들고 붉은 속살을 드러냈던 대지는 속살을 숨기고 침묵했다. 기묘한 일은 사람들의 기억과 기록에만 남아있을 뿐이었다.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붉게 대지는 평소와 같이 고요하고 진중하게 앉아 있었고, 하늘은 검게 물들었던 것이 꿈인 양 새파랗게 물들어 있었고 그 속에는 새하얀 구름이 평온하게 흘러갔다.

대지 위가 고요와 평소의 평화를 빠르게 되찾은 것과 달리의 죽음의 신이 자리 잡은 지하는 여전히 고요와는 거리가 멀었다. 평소라면 끝없이 늘어선 죽은 자들이 신이 그들에게 형벌을 선언하기 기다리거나 죽음을 부정하며 서있을 곳에는 평소보다 더 날이 선 공포만이 맴돌고 있었다. 죽은 자들을 관리하는 사신들은 평소보다 더 번뜩이는 날을 들이밀고 죽은 자들을 단속했다. 그들이야 사신들이 평소보다 더 날카로운지 알 길이 없지만 죽었음에도 조금만 입을 열기만 해도 들이미는 사신들의 그 시퍼런 날은 무섭기만 했다.

신이 자리한 신전 안은 상황이 더 나빴다. 무서울 정도로 냉정하던 죽음의 신은 지상에 영향을 줄 정도로 깊이 슬퍼했고 빠르게 수습한 듯 보였다. 그녀는 여전히 냉정하게 죽은 자들을 향해 단죄의 칼을 휘둘렀다. 죄를 지은 자들은 가차 없이 그 죄에 걸 맞는 지옥에서 고통으로 속죄할 것을 명받았고 죄가 없는 자들은 그들 나름의 길을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그런 죽음의 신을 보좌하는 이들은 그저 평소보다 더 가차 없는 단죄에 고개를 숙이고 지시를 따를 뿐이었다.

죽음의 신은 옅은 한숨을 토해냈다. 그녀의 눈은 여전히 죽은 자의 명부를 읽고 있었으며 머리는 여전히 그 죽은 자가 갈 지옥을, 그 죽은 자가 받을 형벌을 계산하고 있었다. 지상에 영향을 줄 정도로 슬픈 일이 있었으나 사적인 일은 공적인 일에 필요 없었다. 평소라면 다른 것과 비교한 후 가감하여 넘어갈 일에도 가차 없이 벌을 내리며 그녀는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런 그녀의 검은 머리카락은 주인의 다짐을 대변하듯 차분히 흩날렸고 짓씹힌 그녀의 붉은 입술은 결코 평안하지 않은 주인의 심정을 대변하듯 붉은 피를 흘리고 있었다.



소년은 불그죽죽한 손목을 바라보았다. 오래 되어 색이 탁해진 상처와 생긴 지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아직 선연한 빛이 맴도는 선들이 마구 뒤얽혀 보기 흉한 그 손목을 소년은 가만가만 긁어내렸다. 한참을 긁어 붉은 핏물이 비칠 즈음이 되자 소년은 손목뿐만 아니라 온몸에 거미줄처럼 뒤얽힌 흔적들을 더듬었다. 광기에 찬 거친 손짓에 따라 소년의 결 좋은 검은 머리카락이 이리저리 흔들렸다. 아름다이 빛나는 붉은 눈과 예쁘장한 얼굴은 아슬아슬하게 짓눌렸지만 섬뜩할 정도로 시커먼 광기를 한가득 품고 있었다.
“…….”
미친 듯이 몸을 긁어내리던 소년은 순간 투명한 유리창에 비친 자신을 보곤 손을 멈췄다.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는 유리창에 일순 애틋함을 품었던 붉은 눈이 옅은 물기를 머금었다. 그러나 그 물기도 잠시, 순식간에 날아가 버린 그 감정의 흔적을 분노가 집어 삼켰다. 선연한 분노가 시뻘건 눈 속에서 기기묘묘하게 빛났다. 왜 수많은 죄인들과 사신들은 돌보면서 자신은 돌봐주지 않는가.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자신을 버린 어머니가 증오스러우면서도 존경스러웠고 미치도록 사랑했다. 이율배반적인 마음으로 가득 찬 소년은 다시 몸을 긁어내렸다. 어떻게 해도 소년은 죽음에 닿지 못했다. 그것은 너무도 멀었고 아득했으며 그렇기에 아릴 정도로 달콤해보였다.

죽음의 신의 태중에서 태어난 탓인가, 소년은 유한한 인간의 몸을 타고 태어났음에도 죽음을 가지지 못했다. 수천 번 스스로 죽으려고 발버둥 치던 소년은 그 사실을 알자마자 소년은 일반적인 방법으로 자살하는 것을 포기했다. 수십, 수백, 혹은 수천에 가까운, 솔직히 횟수도 정확히 모르는 자살시도는 몸에 흉한 흔적만 남길 뿐 아무런 쓸모도 없었다. 그것은 소년이 그토록 처절히 갈구하는 것을 내어주지 않았다. 오히려 소년이 죽을 수 없다는 사실만을 몸 깊게 새길 뿐이었다. 스스로를 학대하여 죽음을 갈구하는 것을 멈춘 소년은 다른 방법을 찾아 눈을 돌렸다.

한참을 시도하고 절망하던 소년은 방법을 찾아냈다. 그는 죽음의 신의 아들이었고, 그 신의 권속들에게 온갖 비난과 모욕을 당하더라도 신의 아들이었다. 소년은 제 어미를 쏙 빼닮은 눈을 빛내며 사신들을 휘둘렀다. 스스로 죽지 못한다면 다른 것들을 이용하면 되는 것이 아닌가. 소년은 사신들을 이용해 죽음을 갈구했다. 소년이 휘두르는 온갖 기기묘묘한 방법에 사신들은 속절없이 휘둘렸다. 그는 인간이었으나 그들이 존경해마지 않는 신의 아들이었고 엄연히 그들의 위에 있었다. 생물의 죽음에 관여할 수 있도록 허락받은 몇 안 되는 존재들 중에 사신들이 있다는 것을 소년이 알게 된 것은 사신들에게 있어 최악의 비극이었다.



신은 자신의 아들이 더는 몸을 그어 내리며 죽음을 갈망하지 않자 깊이 안도했다. 그녀는 오랜 세월을 살았으나 다른 신들만큼 오래되지는 않았기에 조금은 여리고 상냥한 부분이 존재했다. 그토록 경계했음에도 잠시 나간 산책길에 인간 남자와 아들을 만들 정도로. 강함에는 책임이 따르기에 신들의 무거운 규율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아이를 인간계에 버리면서도 그녀는 아이의 행복을 빌었었다. 죽음을 갈구하는 것을 멈추었으니 행복을 추구할 것이라는 그녀의 기대는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녀의 아들은, 소년은 기묘한 환상을 그 속에 품었다. 죽음을 선사받지 못한 몸을 이끌고 죽음을 추구하던 소년은 결국 그의 공정하기 그지없는 어머니가 그에게 가차 없이 처벌을 선언하길 바라기 시작했다.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존경이 추악하게 일그러졌다. 미쳐버린 꿈을 품은 소년의 손아귀에서 사신들과 그들이 가진 권리는 속절없이 휘둘렸다.

그녀는 사신들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뒤늦게 접했다. 그녀의 충직한 신하들은 그 비극을 그들의 선에서 끝내기를 바랐다. 그녀의 부하들이 역심을 품을 일이 없다는 것을 잘 알았기에. 그래서 사신들이 소멸했을 때의, 그리고 제 손으로 아들을 처벌해야한다는 충격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소년은 멍하니 상석에 앉은 여인을 바라보았다. 그리도 꿈에 그리던 여인의 모습에 소년의 붉은 눈이 빛을 품었다. 존경하고 사랑해 마지않는 어머니의 모습에 소년이 옅은 희열을 품었다. 언제나 상상해온 공명정대한 모습을 그리던 소년은 고통스러워 보이는 어머니의 모습에 눈을 크게 치떴다. 이래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이런 것을 원하지 않았다. 소년의 붉은 눈이 탁하게 침잠했다.

소년이 혼란스러워하는 중에도 신은 고통을 짓씹고 있었다. 제 아들을 지옥으로 밀어 넣는 스스로에 대한 짙은 혐오와 공포로 가득 찬 여인의 붉은 눈을 바라보는 소년은 심장을 옥죄는 고통에 곱던 얼굴을 구겼다.
“내가 원한 건….”
이런 게 아니야. 제대로 닿지 않는 소년의 목소리가 바닥으로 떨어져 나뒹굴었다. 죽음을 포기하고 사신들을 휘두르며 그리던 어머니의 모습은 저런 것이 아니었다.

“저, 자가 갈 곳은…지옥, 이다.”
짓씹듯 내뱉어지는 신의 목소리는 소년의 귀에 닿지 않았다. 소년의 머리를 가득 채운 것은 지체되는 판결에 웅성이는 신의 수족들의 모습과 고통으로 일그러진 신의 얼굴이었다. 사신들이 소년을 잡고 끌어내기 시작했다. 도망가지 못하도록 몸을 억누르는 힘 속에서 소년은 멍하니 신의, 어머니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어머니…?”
그 말에 구겨지는 신의 얼굴을 보며 소년은 그저 이런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렇게 중얼거릴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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